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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향하는 KAI·한화·LIG넥스원…'한국판 스페이스X' 주인공은?

'K-방산' 우주에 꽂히다…'뉴스페이스' 시대 열려
KAI '차중 2호' 설계부터 발사까지 총괄…한화 '스페이스 허브' 출범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04-02 07:10 송고 | 2021-04-02 09:39 최종수정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장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03.22 /뉴스1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발사장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03.22 /뉴스1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그룹, LIG넥스원 등 국내 방위산업체들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미래 우주사업 핵심기술 및 원천기술을 선점하고 사업다각화를 모색해 '한국판 스페이스X'가 되겠다는 목표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회사다. 스페이스X의 팔콘9 발사 성공은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의 첫걸음을 뗀 역사적 장면으로 여겨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중형위성 2호를 내년 1월 발사한다. 러시아 발사체를 통해 발사에 성공한 1호와 달리 차세대중형위성 2호는 위성 시스템 설계부터 본체 개발, 제작, 조립, 시험 및 발사까지 KAI가 총괄한다.

이에 국내 우주산업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첫 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 스페이스는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어 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엔지니어가 차세대중형위성 2호를 살펴보고 있다(KAI 제공)© 뉴스1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엔지니어가 차세대중형위성 2호를 살펴보고 있다(KAI 제공)© 뉴스1

KAI는 지난해 8월 중대형위성 6기를 동시에 조립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하는 등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 사업영역을 초소형 위성까지 확대하기 위해 KAIST와 지난 2월 차세대 소형위성 분야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1일엔 항공우주기술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KAI는 차세대중형위성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뉴 스페이스를 선도하기 위한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위성 제조, 지상국 분야 진입, 위성 활용 서비스 등 우주 사업 확장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역량을 결집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한화시스템 제공© 뉴스1

이에 질세라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우주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고 사령탑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선임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발사체·위성 등 제작 △통신·지구 관측 △에너지 △서비스 분야로 나눠 우주·항공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허브의 중심을 잡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월 인수한 인공위성 전문제작 업체 쎄트렉아이도 향후 발사체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1999년 창업한 기업이다. 위성본체와 지상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제품을 직접 개발·생산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뉴스페이스 시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도 확정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한화시스템이 실시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에 4500억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오래 전부터 주요 계열사를 통해 위성 발사체 기술 및 위성서비스 기술 확보에 힘써왔다. '우주 인터넷'을 실현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과 위성 발사 사업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룹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삼기 위해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항공·우주산업을 미래성장 동력 확보의 주요 축으로 꼽은 바 있다.

김동관 사장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서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가 지난달 25일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전략보고회'에서 국내 뉴스페이스 기업을 대표해 국내 우주·위성사업 발전과제를 발표하고 있다.(LIG넥스원 제공)© 뉴스1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가 지난달 25일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전략보고회'에서 국내 뉴스페이스 기업을 대표해 국내 우주·위성사업 발전과제를 발표하고 있다.(LIG넥스원 제공)© 뉴스1

LIG넥스원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Korean Positioning System)의 자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의 GPS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인 만큼 KPS 개발은 선택이 아닌 범국가적 필수 과제라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미국으로부터 GPS 정보를 받지 못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스마트폰·내비게이션·금융거래 등이 일시에 멈춰 패닉에 빠질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일본·인도 등 주요 국가들이 독자 위성항법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개발에 나선 상태기도 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2035년까지 KPS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긴 했지만,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는 지난달 25일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전략보고회'에서 국내 뉴스페이스 기업을 대표해 국내 우주·위성사업 발전과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국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KPS 사업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PS를 통해 기존 GPS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센티미터(㎝)급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자율주행, UAM, 드론, IoT, 증강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진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IG넥스원 역시 소형위성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엔 KAIST와 초소형 인공위성분야에 대한 기술교류를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편 민간의 우주개발은 세계적 추세다. 모건스탠리는 우주산업이 향후 20년간 저궤도 위성 및 재활용 로켓의 수요 급증에 따라 연평균 3.1% 성장해 2040년에는 5137억 달러(약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 서비스, 위성TV 등 2차 효과를 포함하면 1조1000억 달러(약 120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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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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