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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구역 내 어린이집 이전 부지 마침내 결정…석면 피해 후속조치 필요

전포보람어린이집 100여m 떨어진 곳 이전…"늦었다" 비판도
먼지·소음 피해에 어린이집 원아 80→59명으로 떨어져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백창훈 기자 | 2021-03-20 08:30 송고
18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2지구 주거환경개선정비사업'이 한창인 석면 지붕 해체 공사장. 공사장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전포보람어린이집이 있다.2021.3.18 /© 뉴스1 노경민 기자
18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2지구 주거환경개선정비사업'이 한창인 석면 지붕 해체 공사장. 공사장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전포보람어린이집이 있다.2021.3.18 /© 뉴스1 노경민 기자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쫓겨날 위기에 처한 부산의 한 어린이집이 우여곡절 끝에 인근 부지에 어린이집 신설이 확정됐다.

19일 전포보람어린이집지키기 시민대책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보람어린이집은 최근 부산진구의 현재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구역으로 이전해 새 어린이집을 신설하기로 결정됐다.
보람어린이집은 '문현2지구 주거환경개선정비사업' 부지에 포함돼 있다.

당초 보람어린이집은 이번에 신설부지로 결정된 A부지로 이전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19년 3월 LH는 안전 문제를 이유로 기존 어린이집에서 약 1km 떨어진 B부지에 신설할 것을 부산진구청에 제안했다.

A부지 바로 옆에 공사 차량 진입로가 설치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이전 시기인 지난해 5월까지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구청과 학부모 간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전 계획에 대한 협의에서 학부모들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B부지로 결정되면서 학부모들은 비좁은 면적에 반발하기 시작했다. 좁은 면적 탓에 놀이터도 옥상에 지어야 해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지속된 학부모들 반발에 결국 LH가 물러섰다.

LH 부산울산지역본부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B부지를 임시로 사용하라고 제안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발로 결국 A부지에 어린이집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전포보람어린이집의 B대체부지. 학부모들은 비좁은 면적, 안전 문제를 이유로 B부지에 새 어린이집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2021.3.18 /©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전포보람어린이집의 B대체부지. 학부모들은 비좁은 면적, 안전 문제를 이유로 B부지에 새 어린이집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2021.3.18 /© 뉴스1 노경민 기자

LH에 원안부지 추진 공문을 보낸 지 약 5개월만에 이전 부지가 확정됐지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다소 늦었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공사를 언제 시작하고 언제 어린이집을 이전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3년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학부모 장지현씨는 "학부모들은 이전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원안부지에 입주해도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조속한 어린이집 착공을 촉구했다.

학부모 박영희씨는 "더이상 죄 없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LH와 구청은 명확한 공사 일정을 약속해야 한다"고 울먹였다.

이와 함께 석면 먼지를 줄이기 위한 후속조치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어린이집의 원아들이 지난해부터 주거환경개선정비사업 공사장에서 나오는 석면 먼지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원아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환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비산 먼지, 소음으로 인해 창문을 닫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지난해 등원 원아 80명이 올해 3월 기준 59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김민정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지금 아이들뿐만 아닌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안전한 어린이집 환경을 만드는 데 LH, 구청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전포보람어린이집지키기 시민대책위가 19일 동구 LH 부산울산지역본부 앞에서 '어린이집 공사장 방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1.3.19 /© 뉴스1 백창훈 기자
전포보람어린이집지키기 시민대책위가 19일 동구 LH 부산울산지역본부 앞에서 '어린이집 공사장 방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1.3.19 /© 뉴스1 백창훈 기자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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