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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이어 김범수도 '통큰 기부'…IT업계 사회책임경영 '훈풍'

IT업계 관통한 ESG 바람 확산 더 빨라지나…네이버·카카오 이어 엔씨도 전담조직 설치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3-23 07:15 송고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클럽 더기빙플레지에 이름을 올린 김범수 카카오 의장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클럽 더기빙플레지에 이름을 올린 김범수 카카오 의장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 의장에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까지 자발적인 기부 운동에 참여하면서 IT업계에 흐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조가 한층 가속화됐다. 업계 대표 기업들이 ESG 전담 조직을 잇따라 설치하기 시작한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계 전반에서 사회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IT업계를 관통한 ESG '훈풍'이 빠르게 확산될지 주목된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운동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재산 절반 이상 기부를 공식 서약하며 220번째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더기빙플레지에 한국 국적으로 이름을 올린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부부(김봉진, 설보미)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부부(김범수, 형미선) 뿐이다.
김 의장은 "저와 제 아내(형미선)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한다"면서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이 추구하는 ESG경영이 환경보다 '사회'와 '거버넌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25일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내부 간담회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장은 ESG를 언급하며 "우리가 가고자하는 방향이 ESG로 표현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이(ESG) 중 환경은 우리 머릿속에 없는 주제이기는 하다. 우리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대부분이라 이부분은 약하다. 별로 신경 안썼던 영역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소셜쪽은 관심이 많았고, 카카오도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맞춰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거버넌스에 관한 것도 사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빌게이츠다. 빌게이츠가 재단을 만드는 것을 보고 벤치마킹했고 최근 기부서약도 빌게이츠 재단에서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또 그는 "ESG경영이 갑자기 중요해진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도 지난달 219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통큰 기부로 세간을 놀라게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이 보유한 주식 1000억원어치를 플랫폼 노동자는 물론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에게까지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바람은 IT업계 대표 기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ESG전담조직을 신설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총괄하는 ESG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미 운영하고 있다. 또 카카오와 SK텔레콤은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스타트업 등 ICT 혁신 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두 IT업계 '공룡'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게임업계 '대장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가 업계 최초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 합류를 결정한 것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 경영 강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말한 취지에 공감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전반에서 불고 있는 ESG경영 바람이 IT업계에서도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흐름이 더 빨라질 것인지 지켜보는 눈도 많아졌다. 직접 기부를 결정한 이들 역시 ESG 열풍이 더 가속화되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다. 실례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최근 사내 간담회에서 "이게(기부) 잘하면 대한민국도 (기부 문화가) 퍼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촉진시키는 부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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