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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손 잡을 수가 없어. 조금 더 참자" 눈물의 요양병원 면회

14개월 만에 아내·누나 만난 뇌출혈 편마비 50대 환자
차단막 사이 하염없이 눈물만 펑펑 '흠뻑 젖은 마스크'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21-03-09 12:23 송고
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에 위치한 '카네이션 요양병원(원장 노동훈)'에서 환자 A씨(52)가 입원 후 가족과 첫 만남을 갖고 있다. © 뉴스1
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에 위치한 '카네이션 요양병원(원장 노동훈)'에서 환자 A씨(52)가 입원 후 가족과 첫 만남을 갖고 있다. © 뉴스1

"울지만 말고. 지금은 손을 잡을 수가 없어. 얼굴도 쓰다듬어주고 싶은데 미안해. 코로나 때문에 조금 더 참자…."

뇌출혈로 편마비를 앓아 요양병원에 입소한 50대 남성 환자 A씨는 입원 14개월 만에 가족과 만나 그저 하염없이 펑펑 울기만 했다.
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에 위치한 '카네이션 요양병원(원장 노동훈)'에서 환자 A씨(52)는 입원 후 가족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병원은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관련 면회가 금지됐다. A씨는 그 동안 화상통화로만 그리운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가족들은 A씨의 상태가 너무 염려되고 걱정되는데도 만날 수 없었다. 환자와 가족 모두 고통과 인고의 시간이었다.
A씨는 오랜 시간 가족을 만나지 못해 정서적으로 심하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요양병원·요양시설 면회금지 조치가 완화되면서 드디어 A씨는 가족을 만나게 됐다.

방역 수칙 준수로 환기가 잘 되는 별도 공간에서 비접촉 방식으로 진행했다.

휠체어를 탄 A씨는 가족과 면회하기 전부터 눈시울이 붉어졌고 아내와 누나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투명한 차단막을 사이에 둔 채 A씨와 가족은 그저 울고, 한편으로는 달래기만 했다.

10여분 남짓한 짧은 시간 눈물로 소통한 가족은 이내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마스크를 눈물로 흠뻑 적신 채 쓸쓸히 병실로 이동했다

면회를 마친 뒤 A씨의 누나 B씨는 "어제 면회가 된다는 소식에 너무 기쁘고 반가워서 밤새 잠을 설쳤다. 비대면이라 아쉽지만 얼굴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손도 못 만지고 얼굴도 못 만져서 아쉬움도 크다. 1년 넘게 가족 얼굴도 직접 못본다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어차피 소독 다 한다. 손도 못 잡고 너무 안타깝다. 방역복이라도 입고 면회할 수 있게 조치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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