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실탄 확보…8부능선 넘은 합병 변수는?

'독과점 우려' 공정위 결정 임박…아시아나 높은 부채도 부담
화물운임료 조정 국면에 항공유도 급등 '승자의 저주' 우려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21-03-08 11:50 송고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대한항공이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8부 능선을 넘었다. 송현동 부지매각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어서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장거리 노선의 독과점 우려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토부와 산은 등이 양사 합병을 지원하는 만큼 공정위의 제동 가능성은 낮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연말까지 여객수송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치솟는 유가와 하락세를 보이는 화물 운임료는 올해 실적을 좌우할 최대 암초다.
대한항공은 지난 4~5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104.85%를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발행 예정 주식수는 1억7361만1112주이다. 이번 유상증자 성공으로 대한항공은 3조3159억원의 유동자금을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확보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할 예정이다.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채무상환 등에 활용해 팬데믹 보릿고개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서울시와 송현동 부지 매각에 잠정 합의하면서 5000억원 안팎의 추가 자금 확보도 예상된다.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는 여전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요금 인상은 없다"고 밝혔지만 예약시점에 따라 탄력적인 항공운임료 특성상 슬그머니 올려도 고객들이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운임료 인상에 관해선 일반 탑승객은 물론 관광업계의 걱정도 크다. 양사 합병시 대한항공의 협상력이 월등해져 전세기 임차 등 비용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치열한 경쟁으로 신규 노선을 활발하게 개척해온 것과 달리 안정적 수익노선에만 집중해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은 이같은 시장 우려를 감안해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만큼 파산 대신 합병을 통해 국적항공사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주요한 심사 요인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넘겨도 암초는 남아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부담을 대한항공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자칫 대한항공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직원 순환휴직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화물운송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적자를 면했다. 하지만 화물운임료가 하락 추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유가마저 급등하며 고정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견뎌낼 체력이 있지만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을 떠 안은 이후"라며 "올해까지는 버텨낼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여객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상당한 곤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onk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