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절체절명 기로 선 쌍용차, HAAH와 주말 막판 협상

공장가동 잇단 중단 악영향…주말로 시한 미뤄
법원도 회생절차 개시 유예…협상 결렬시 돌입할듯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1-02-27 07:10 송고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202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202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생사의 기로에 선 쌍용자동차가 이번 주말 인수 후보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최근 쌍용차 공장 가동이 연이어 중단된 게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HAAH의 투자유치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생존가능성이 낮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위기에 놓여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쌍용차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지난 28일 HAAH와 쌍용차간 인수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부적인 입장 차로 주말로 시한을 미뤘다.

업계에 따르면 HAAH가 쌍용차 인수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HAAH 투자자 측이 쌍용차의 부채상황과 최근 잇단 공장가동 중단 등 부정적인 요인들을 이유로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의 전략적 투자자(SI)는 캐나다 1개사이고, 금융투자자(FI)는 중동 2개사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이달 들어 지난 3일~5일, 8일~10일, 17일~19일, 22일~24일, 25~26일 총 5차례 걸쳐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한 날은 3일뿐이다. HAAH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 공장 가동 정상화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쌍용차 입장서 다행인건 법원이 당초 이달 말로 예정돼 있던 회생 개시 시점을 유예하기로 한 점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ARS 기간 연장과 관련해 법원은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협상 종료 될 때까지 자동으로 연장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는 잠재적 투자자가 쌍용차 인수 결정을 내릴 때까지 P플랜(사전회생계획안·Pre-packaged Plan) 제출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출고 대기장에 출고를 앞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출고 대기장에 출고를 앞둔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P플랜은 워크아웃의 신규자금 지원 기능과 법정관리의 채무조정 기능을 합친 제도로 쌍용차가 꺼내 든 마지막 카드다.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강제력 있는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이 원활한 워크아웃을 혼합한 구조조정 방법으로 법원이 2~3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초단기 법정관리를 하게 된다.

쌍용차에 대한 P플랜이 진행되기 위해선 HAAH와 산업은행 간의 협상도 이뤄져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HAAH는 쌍용차에 2억5000만달러(28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 위한 조건으로 채권단도 동등한 규모로 금융지원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울러 쌍용차가 P플랜을 진행하려면 대주주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75% 및 채권 삭감에 대한 인도중앙은행(RBI)의 최종 승인도 나와야 한다. 마힌드라가 매각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RBI도 조만간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고 RBI 승인까지 나면 구체적인 회생 계획안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알려진 쌍용차 P플랜에는 감자로 마힌드라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P플랜에 돌입하려면 인도중앙은행의 대주주 마힌드라 지분 삭감 동의와 HAAH의 인수계약, 금융당국의 지원 등이 맞물려 돌아가야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 내부적으로는 P플랜에 돌입하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 중인 상태다.

그러나 이 경우 쌍용차는 파산과 인가전 M&A 기로에 다시 서게 된다. 쌍용차가 회생에 실패할 경우 협력업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당국과 경기도 등은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고용문제도 있고 해서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쌍용차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가족만 약 60만명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 문제를 외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법원에 P플랜 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잠재적 투자자와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