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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영귀순' 사건에 軍 "근본적 보완대책 마련"…지휘관 문책?

'임무수행 절차 미준수'·'시설 관리 부실'·'안일한 대응' 인정
서욱 "지휘관이 각성해야"…부대장 등 대대적 문책 이뤄질듯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이원준 기자 | 2021-02-23 18:04 송고
서욱 국방부 장관. 2021.2.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군 당국이 지난 16일 발생한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사건과 관련해 "근본적인 보완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군은 이전에도 유사한 터질 때마다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왔던 상황. 특히 북한 남성 A씨가 이번에 우리 측 해안으로 상륙할 때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에 대해선 군 당국이 지난해 각급 부대에 '일제 점검'을 지시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군 당국의 대책이 '선언적 의미'에 그칠 경우 그 성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이번 사건에 대한 군 당국의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A씨가 우리 해안 상륙 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부근까지 내려오는 동안 총 10차례 군 감시장비와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9번째 포착 전까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상황실 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철책 전방에서 이동하는 미상인원을 식별하지 못했다"며 군의 '과오'를 인정했다.

합참은 또 A씨가 이용한 철책 하단 배수로와 관련해선 "시설물 관리가 부실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검문소 CCTV 카메라에서 A씨가 포착된 뒤 상황전파·보고 등 초동 대응이 지연됐다는 지적에도 "엄중한 상황에서 다소 안일하게 대응했다. 상황조치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 작전수행이 일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에서 "현장의 상황인식에 미스테이크(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 당국이 이번 사건 발생 및 대응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대부분 인정함에 따라 책임자 징계 등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 장관은 육군 제22사단 등 관할 부대 지휘관의문책 여부에 대해 "뭐, 아직…"이라며 말끝을 흐렸으나,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22사단 관할 구역에선 지난 2012년엔 '노크 귀순' 사건이, 그리고 작년 11월엔 '월책 귀순'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 두 사건은 육상에서 벌어진 반면, 이번 사건은 A씨가 '바다로 헤엄쳐왔다'고 진술하는 등 우리 군의 해상 및 해안경계감시망의 허점이 드러난 데 있다.

군은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땐 사단장·연대장·대대장 등 지휘계통을 줄줄이 보직 해임하는 등 관계자 14명을 문책했었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이번 22사단 해안 귀순 추정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기강을 확립토록 하고, 이번 사례를 통해 식별된 문제점을 기초로 과학화경계체계 운용 개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이번 사건 조사과정에서 새로 확인된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포함한 철책 배수로·수문 등 전방지역 시설물에 대해서도 재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국방부·육군본부와 함께 22사단의 임무수행 실태를 진단하고 필요시 편성·시설·장비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2.0'에 따라 인근 강원도 삼척 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23사단이 해체될 경우 22사단 관할 경계구역이 지금보다 넓어지면서 "경계상 허점이 더 크게 두드러질 수 있다"는 등이 지적이 제기돼온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 장관은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많은 기대감 속에 출범했지만 미흡하게 운용돼온 것도 사실이고 개선할 부분도 많다"며 "빠른 시간 내 연구를 통해 초병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경계감시시스템에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은 "어제 작전 지휘관들에게 '지휘관이 각성해야 한다'고 교육했다"며 "현장인력이 정신적으로 무장된 게 표출될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하겠다"고 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