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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스토리]'55조 몸값' 쿠팡, 쇼핑·검색·웹툰도 있는 네이버는 64조…왜?

코리아 디스카운트 탓 실적대비 주가 낮은 한국…PER 미국이 韓 1.6배
불과 한 달 전 30조 추산되던 쿠팡 시총, 코로나 수혜로 '퀀텀점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1-02-22 07:00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국내 대표 이커머스(온라인 상거래) 기업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시가 총액이 최대 500억 달러(55조3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 코스피에 상장한 네이버의 시장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커머스나 전통의 먹거리인 검색 광고(서치 플랫폼)뿐만 아니라 핀테크, 콘텐츠 등 신사업 매출 점유율을 매섭게 채우고 있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64조3913억원(17일 종가 39만2000원 기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한 증권사는 최근 쿠팡의 시가 총액 전망치를 이유로 네이버 목표가를 45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시장 가치는 정말 저평가됐을까?

22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이 네이버보다 비싸게 팔릴 수 있었던 건 미국이 한국보다 밸루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더 높기 때문이다.
통상 밸루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로 판단하는데, 한국 코스피 시장의 PER은 15배 안팎인 반면 NYSE는 25배 수준으로 1.7배 더 높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디스카운트(평가절하)가 심한 나라인데 이게 해소가 안 된다. 원래 PER이 12배에 불과했고 15배로 올라온 게 최근"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북한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재벌 지배구조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뚜렷하게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이 단순히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황 연구위원은 봤다.

그는 "우리나라 시장에도 자본 자체는 충분하다"며 "다만 미국 시장에 상장했을 때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결정했을 것"이라고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쿠팡의 NYSE 상장 결정과 관련해 "높은 가치를 받고 싶어서 거기서 (상장)하지 않나 싶다"며 "55조라는 것(기업가치)을 국내에서 다 받아줄 수 있느냐. (그에 걸맞은) IPO(기업공개)를 하기 위해 규모가 큰 데로 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FP)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 속에 매출이 대폭 늘어난 데다 플랫폼 확장성을 기반으로 삼은 다양한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최근 쿠팡의 몸값을 대폭 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30조원 정도로 추산됐던 쿠팡의 가치는 퀀텀점프를 이뤘다.

쿠팡은 대규모 물류시설 투자가 완성 직전에 있다. 대구와 대전, 광주 등 전국 요지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 완공되면 오늘의 쿠팡을 있게 한 원동력인 '로켓배송' 품목이 확대, 배송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쿠팡의 이번 가치평가에 따라 네이버의 가치도 재평가될 거라고 보고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쿠팡과 달리) 자체 배송망이 없어 기업가치가 일부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네이버쇼핑에 대한 평가가치는 최소 6조~최대 18조원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은 높은 포인트 적립률, 웹툰·뮤직 등 자사 콘텐츠와의 연계 강화, 판매자 대출 등을 강점으로 확고한 생태계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 "쿠팡과 네이버의 거래금액 규모는 대등한 상황이며, 쿠팡과 비교해 물류부문 열위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가치를 40% 할인해도 쇼핑부문 평가액은 6조~18조원(주당 4만~10만원 증가) 증가한다"고 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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