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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초등생들 '유튜브 중독' 심각…원격수업 ¼이 유튜브

코로나 이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초등생 16.7% 늘어
"유튜브 의존 교사 많아" 자성 목소리도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2021-02-07 07:09 송고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오죽하면 아이 책상이 보이게 천장에 CCTV라도 달아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했다니까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학부모 고모씨(41·여)는 6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해 아들과 디지털 기기 이용 문제로 1년 내내 씨름했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에 1~2일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게 되면서 자녀의 폴더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주고 태블릿PC도 구매했지만 사용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잔소리하는 날이 늘었다고 했다.

고씨는 "방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숙제하는 줄 알았더니 선생님한테 피드백을 받아보면 문제를 다 틀렸더라"며 "밤 늦게까지 잠도 안 자고 유튜브로 동영상 보는 걸 알고서 속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올해도 학교 현장에서 등교·원격수업이 병행될 예정인 가운데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의 유튜브 중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사가 e학습터 등 학습공간에 유튜브 링크를 첨부하는 일이 많은데 수업이 끝나도 유튜브 여행이 끝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5·6학년 학부모 최모씨(42·여)는 "원격수업방에 들어가면 파워포인트(PPT) 몇장에 수업 내용이 요약돼 있고 유튜브를 참조하라면서 링크가 5개씩 걸려 있다"며 "유튜브 보다가 하루가 지나간다"고 했다.

최씨는 이어 "작년 2학기 때도 쌍방향수업은 1교시에만 하고 나머지는 유튜브를 보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교육부는 코로나19가 미래교육을 앞당겼다고 하는데 엄마들은 아이가 유튜브 중독자가 될까봐 전전긍긍한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7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43만8416명을 상대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한 결과 6만5774명(15.0%)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2018년(5만5467명) 대비 2019년(5만6344명)에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코로나19가 터진 올해는 전년과 비교해 16.7%나 급증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원격수업에서 유튜브를 활용하는 비율이 너무 높아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교육부가 교사 3만2133명, 초등학생 8만9487명, 중·고등학생 20만8048명, 학부모 42만2792명 등 총 75만2460명을 상대로 조사해 지난달 28일 공개한 '2020년 2학기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수업에 활용되는 콘텐츠의 19.2%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유튜브) 자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만 놓고 보면 전체 원격수업 활용 콘텐츠의 약 4분의 1(25.3%)이 유튜브 자료로 집계됐다. e학습터 콘텐츠는 12.9%, EBS 강좌는 10.9% 등으로 나타났고 교사가 직접 개발하거나 보유한 자료를 활용한 비율은 16.1%에 그쳤다.

광고 수익을 받지 않고 유튜브에 다른 교사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대구 한 초등학교의 A교사는 "지난해에는 원격수업이 갑자기 시작됐기 때문에 교사들이 쌍방향수업을 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후 1년여가 지났는데도 유튜브에 의존하는 교사가 많다는 것은 학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의 운영진이자 '참쌤스쿨' 대표를 맡고 있는 김차명 경기도교육청 미디어담당 장학사는 학생들의 유튜브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학사는 "유튜브로 교육이 이뤄지더라도 단순히 '너무 많이 보면 안 된다'고 당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유해·혐오콘텐츠를 보면 안 되는 이유와 이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건전 콘텐츠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며 "가정 내 조력자가 없는 취약계층은 디지털 중독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어 별도의 등교수업 확대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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