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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열흘만에 은행 요구불예금 20兆 이탈…증시로 흘렀다

주요 4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도 1.3조 감소
증시 폭등에 머니무브…예탁금 70조 돌파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2021-01-13 06:01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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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주요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요구불예금)이 20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당부분이 최근 폭등세를 보인 증시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11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476조3487억원으로 지난해말 499조3309억원 대비 19조587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2조1552억원, 12월 16조3500억원 등 2개월 연속 잔액이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에 불과한 수시 입출금식 상품이다. 예금주가 언제든지 아무런 제약없이 찾을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의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갖고 있어 통화성예금이라고도 한다.

지난해 후반기 증가세를 보이던 요구불예금이 올해 들어 열흘 가량의 짧은 기간에 20조원이나 이탈한 것은 증시 활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에 2900을 돌파한 데 이어 5거래일만에 전인미답의 사상 최고치인 장중 3260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이틀동안 100포인트 넘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의 폭풍 매수에 힘입어 폭등장을 연출했다.  

지난 11일 역대 최대인 4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동학개미는 새해들어 7거래일만에 코스피 코스닥 양시장에서 10조원 넘는 주식을 쓸어담았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11일 기준 사상 최대인 70조원을 돌파했다. 새해 들어 6거래일만에 6조8000억원이 늘었다. 하루에 1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장중 3200선을 돌파했던 11일에는 전일 대비 5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개인들의 역대급 자금이 대거 증시 주변으로 빠르게 몰려든 결과다. 

4대 은행의 지난 11일 정기예금 잔액은 497조6498억원으로 지난해말 498조9777억원 대비 1조3279억원 감소했다. 만기가 도래해도 재가입하지 않고 목돈을 뺏거나 중도 해지한 고객이 많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연 2%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의 정기예금 비중은 제로(0)로 집계됐다. 모든 정기예금 상품이 연 2% 미만 금리만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중 연 1% 미만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 비중은 44.5%에 달했다.

은행의 일선 창구에서는 예금 만기 도래 전 해지는 물론 대출까지 내가는 일도 숱하다고 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내려간지 오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못 찾은 자금이 주식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새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은 조였던 신용대출을 재개하자 일주일 만에 잔액이 약 2400억 증가했다. 이중 상당부분이 증시나 암호화폐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빚투'도 급증하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 등의 신용융자는 사상 최고치인 20조원을 넘어섰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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