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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코로나 봉쇄에 '베이비붐'…내년 21만명 추가 출산

국민들 피임 반대 카톨릭신자…출산율 2.27명
'집콕 생활' 겹쳐 당국 산아제한 노력 물거품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0-12-23 15:42 송고 | 2020-12-23 16:22 최종수정
필리핀의 어린이들 © AFP=뉴스1

출산율을 감소시키기 위해 애쓰던 필리핀의 노력이 코로나19로 인해 물거품이 될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엄격한 봉쇄령 때문에 '베이비 붐'이 일고 있는 것.

군인이 장갑차를 몰며 거리를 순찰하고 가족을 대표해 단 한 명만 식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허용해 여성들이 피임 도구를 구하지 못한 결과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필리핀 대학 인구 연구소와 유엔 인구 기금은 내년에 필리핀에 21만4000명의 계획되지 않은 아기가 추가로 태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이미 일년에 170만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는 병원에 더 큰 부담을 주고 도시 밀도와 빈곤률을 높이며 빈부차를 더 넓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현재도 1300만명이 콩나물 시루 속의 콩나물처럼 살고 있다. 2015년 자료에 따르면 1평방킬로미터(㎢)당 7만명 이상, 죄수조차 정원의 3배 이상이 수용되어 살고 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살며 쓰레기장에서 훔쳐온 고기로 연명한다. 

봉쇄령이 내려진 필리핀 거리를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 AFP=뉴스1

높은 인구 밀도와 그에 따른 가난의 원인이 높은 출산율에 있다고 보고 필리핀 정부는 이를 낮추기 위해 애써왔다. 그 결과 필리핀 인구는 1969년의 3500만 명에서 1억 1000만 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출산율은 1969년 6.4명에서 2020년 2.75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역시 출산율 감소에 힘썼던 태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태국은 50년에 걸쳐 어머니 1명당 자녀수를 5.8명에서 1.5명으로 낮췄다. 빈곤율도 태국은 10%인데 필리핀은 17%다. BBC는 이 차이를 불교국가인 태국과 달리 필리핀은 피임에 반대하는 가톨릭이 주류인 데서 찾았다.

필리핀 정부는 그럼에도 최근 몇년간 2012년 산아제한을 위해 제정한 법을 강하게 적용해 피임을 독려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그간 어렵게 얻은 성과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

후안 안토니오 페레즈 인구개발위원회(POPCOM) 집행이사는 "우리는 출산율 저하를 위해 일해온 시간을 잃게 될 것"이라며 "현재 10명 중 3명이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다. 내년엔 더 늘어나 절반이 이에 해당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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