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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요양병원 감염"…막지 못하면 사망자 폭증

부천 '효플러스' 비롯 부산·울산서 사망자 속출
코호트격리 속 '교차 감염' 우려 커져

(부천·울산·부산=뉴스1) 정진욱 기자, 손연우 기자, 박채오 기자 | 2020-12-18 18:09 송고 | 2020-12-18 18:20 최종수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확진자를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8일 0시 기준 1036명을 기록하며, 3일째 1000명대를 이어간 가운데,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11명을 기록하며 나흘째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 부천, 울산, 부산에서는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들의 사망이 급증해 방역당국 대응에 빨간불이 켜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국 병상수도 모자라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의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해당 지역 요양병원 관련 사망자는 총 35명(부산 19명, 울산 12명, 경기 부천 4명)이다.

부산은 △해뜨락요양병원(10명) △인창요양병원(8명) △학장성심병원(1명)에서, 울산은 양지병원(12명), 경기 부천은 효플러스 요양병원(4명)에서 사망자가 각각 발생했으며, 90~70대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중 감염 관리 병동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사망한 인원은 26명(부산 17명, 울산 8명, 부천 1명)이며, 확진 당일 사망 또는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6명(부산 2명, 울산 4명), 병상 대기중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인원은 3명이다.  
경기 부천시의 경우 4명의 확진자 중 3명이 병상 대기를 하다 요양병원에서 숨졌다.  

부천 사망자 모두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중 3명(80대·남 1명, 70대·남 2명)은 병상 대기중 요양병원에서 13~14일, 16일 각각 사망했고, 경기도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된 80대 여성 환자는 치료를 받다가 16일 사망했다.

문제는 코호트(동일집단)격리 조치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코호트 격리 조치를 하는데, 전문가들은 코호트 격리 조치가 오히려 사망률을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시설에는 고령층이 많고, 기저질환 환자의 경우 병원시설 이송을 기다리다 급격히 건강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병원 내 확진자들을 이송시키지 못해 비확진자까지도 감염이 될 수 있다(교차감염)는 점도 우려가 크다.

경기 부천의 경우 해당 요양병원에선 확진자와 비확진자 분리를 14일에서야 진행했다. 첫 확진자가 11일 발생했는데, 3일만에 분리 조치가 이루어진 셈이다.

해당 요양병원에선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자 17일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또 분리했다.  

장덕천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은 확진자 중 일부(30명)만 이송해 일부 교차감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교차감염성에 대해 인정했다.  

울산에서도 환자 212명에 대한 4차례 검사에서 16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미뤄 볼때 교차감염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 방역당국은 잠복기에 의한 확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교차감염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이 병실이 몰려있거나 감염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코호트 격리 시 요양병원 내 확진자와 비확진자 간 교차감염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코호트 격리가 단기간에는 외부 확산을 막는데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지금처럼 병상이 부족해 확진자를 이송할 수 없을 경우 요양병원 내 교차감염의 우려가 있어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또 부천 요양병원의 경우 겨울철 환기를 하지 않고, 오랜기간 동안 환자와 직원들이 감염에 노출됐다는 점을 미뤄 볼때 추가 감염자는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결국 해당 요양병원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과 환자에 대해 3일에 한번씩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음성 환자 중 발열 등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는 중간 구역 병실로 옮기며, 추가 감염을 막고 있다.  

임소연 뉴고려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코호트 격리는 외부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요양병원에는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 미비해 장기적인 코호트 격리는 더 위험하다"며 "중증 환자는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 전문의는 이어 "지금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부가 민간의료시설만 바라보는 입장"이라며 "공공의료시설을 늘린다 해도 추가 확진자 수가 너무 많아 공공의료시설 병상 수 확보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당분간 사망률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국내 중환자 병상은 전국 45개, 수도권은 4개 병상만 남아 있다.

방역당국은 병상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병상을 관리할 의료인력도 부족해 공중보건의·군의관 등 공공의료인력과 간호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 등 모집된 민간인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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