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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보는' 지상파 UHD, 사실상 정책 실패…"계획 2년 유예"

UHD 산업 활성화 예측보다 지연…지상파 투자여력도 약화
'15년 계획' 대비 최대 2년 순연…"지역 방송 재정 어려움 고려"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2020-12-09 17:49 송고 | 2020-12-10 08:39 최종수정
지상파 UHD 전국망 구축이 지난 2015년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700밀리헤르츠(㎒) 대역 '황금 주파수'를 배분했을 때 세운 계획보다 2년 늦어진다.(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7.5.4/뉴스1

정부의 '지상파UHD' 정책이 결국 수정됐다. 95% 이상이 인터넷(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보는 상황에서 지상파 TV 직수신으로 UHD 방송환경을 구축하겠다며 투자여력도 없는 지상파에 1조원짜리 700메가헤르츠(㎒) 대역 '황금 주파수'까지 공짜로 줬던 정부가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015년 세워진 '지상파 UHD방송 도입을 위한 정책방안'(15년 계획)에 대한 성과평가를 토대로 달라진 산업‧기술‧정책 여건과 전망을 반영해 지상파 UHD 전국망 구축 계획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유예한다는 내용의 '지상파 UHD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UHD TV의 보급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낮은 직접수신율과 콘텐츠 부족 등으로 시청자가 느끼는 효용이 작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20.10.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5년 계획, 사실상 실패…지상파 직수율 2.6% 상황에서 UHD? 

이번 방통위의 새로운 정책방안에 대해 "사실상 15년 계획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015년 방통위는 "국민 누구에게나 화질이 높은 양질의 콘텐츠를 차별없이 제공하겠다"며 '황금 주파수'라고 불리던 700㎒ 대역을 UHD 방송용으로 지상파 방송사에 '공짜'로 줬다.

700㎒ 대역 주파수는 전파 도달 거리도 길고 손실도 적어 가치가 높은 주파수로, 경매에 붙이면 '조'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황금 주파수로 평가되는 대역이다.

그러나 케이블·IPTV 등 유료방송을 통해서는 서비스되지 않는 UHD 방송은 지상파 방송 직접 수신율(직수율)이 2.6%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무용지물'로 평가받아왔다.

이에 대해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유료방송을 통해서도 지상파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유료방송사와 지상파 방송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직접수신에 필요한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도 홍보를 하든가, 혹은 셋톱박스 보급같은 부분들은 별도로 정책 쪽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방통위로부터 부과받은 △2017년 '5%' △2018년 '10%' △2019년 '15%'의 '의무편성비율'조차 지키지 못했다.

편성되는 프로그램도 '초고화질'과는 무관한 '저널리즘 토크쇼 J'같은 스튜디오물을 UHD로 제작해 편성비율만 맞추려는 '꼼수 편성'이 난무한 실정이다.  

지난 9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지상파 3사의 UHD 프로그램 편성비율은 △KBS1TV 13.7% △KBS2TV 11.4% △SBS 12.7% 였다. MBC는 10.5%로 편성비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KBS1TV와 대구MBC, 대전MBC 등 3개 방송사업자는 2018년도 UHD 의무편성비율인 10%를 달성하지 못해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 조치를 받기도 했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이 9일 지상파 UHD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활성화 정책방안 '유예' 방안만 가득…'지상파 봐주기'?

지상파 UHD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활성화 방안은 지상파 방송사들 의무를 유예하는 '봐주기'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먼저 방통위는 이번 정책 방안을 통해 당초 15년 계획에서 오는 2021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지상파 UHD 방송망 시·군 지역 확대 구축을 오는 2023년까지 2년 순연하기로 했다.

방통위 측은 "지역방송사의 재정적 어려움과 지역별 시청권 격차 해소 필요 등을 고르게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UHD 콘텐츠 최소편성 의무 역시 전국망 구축 일정에 맞춰 △2022년 '20%' △2023년 '25%' △2024년 '35%' △2025~2026년 '50%'로 조정하기로 했다. 오는 2020년까지 20%를, 2027년까지 100%를 편성하기로 한 15년 계획에서 크게 후퇴했다.

특히 KBS·MBC 본사와 SBS를 제외한 지역방송사는 자체편성 의무 등을 고려하여 중앙지역 방송사보다 5% 낮은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누구에게나 화질이 높은 양질의 콘텐츠를 차별없이 제공하겠다는 당초 취지 역시 늦춰지게 됐다.

◇방통위·과기정통부, 방송표준기술 관련 정책 지원도 확대키로

한편 방통위는 지상파 UHD 방송표준 기술(ASTC 3.0)과 관련된 정책적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상파방송사업자가 공익적 목적 등의 다채널서비스(부가채널) 및 혁신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경우 간소화된 절차로 시범방송을 허용한다. 또 본방송 허가에 필요한 법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이동형 서비스의 일환으로 고정형 UHD 수중계 채널, 모바일 특화채널 등의 시범방송도 추진된다.

또 다채널서비스 본방송 도입을 위한 방송법령의 개정추진과 더불어 지역·중소방송사 등에 대한 UHD 콘텐츠 제작과 인력양성 등의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도 이뤄질 예정이다.

양 국장은 "이번 정책방안 시행으로 더 많은 시청자가 고품질 서비스와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코로나 이후 비대면 사회에서의 국민 미디어 복지가 한층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도 "차세대방송 표준(ATSC* 3.0)이 갖고 있는 고화질, 다채널, 이동성, 방송통신 융합 등의 장점이 활성화 되도록 방송업계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이번 정책의 이행현황을 공동으로 점검하고, 특히 방송망 구축, 시설 및 콘텐츠 투자 등 관련 의무는 지상파 방송사의 (재)허가 심사 시 조건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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