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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목 앞두고 AI 발생…치킨·베이커리업계 "원재료 가격 오르나"

닭고기·달걀 살처분 우려에 "물동량 예의주시"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20-12-01 07:35 송고 | 2020-12-01 11:38 최종수정
충남 천안에 이어 경기 용인시에서도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가운데지난 10월2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청미천 인근 양계 농가에서 용인축산농협 관계자가 차량을 이용해 방역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충남 천안에 이어 경기 용인시에서도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가운데지난 10월2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청미천 인근 양계 농가에서 용인축산농협 관계자가 차량을 이용해 방역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국내 가금농장에서 2년8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주요 식품 업계가 원재료 가격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AI 파동으로 닭고기와 달걀을 대량 살처분한 이후 매출은 감소하고 재룟값은 오르는 이중고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커서다. 연말 케이크 판매 대목을 앞둔 베이커리 업계 또한 달걀 수급에 차질을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AI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관련 업계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2년8개월만에 AI 발생 치킨·베이커리 업계 '촉각'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제과·제빵 업체들이 AI 발생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가금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8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지난 28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장이 AI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농림축산식품부가 인근 3㎞ 내 가금류 39만마리를 살처분 조치했다.

연말 대목을 앞둔 업계는 AI발생으로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과거 AI 발생 이후 치킨을 외면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신경을 더욱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A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그간 AI 발생 시에도 비축 물량을 사용해 수급에 대처했다“며 "만약 AI 발병 지역의 이동 제한이 장기화할 때는 (육계) 물량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16년 11월 조류독감 발생 4개월 후 실시한 '치킨 전문점 조류독감 피해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킨 전문점의 86%가 조류독감으로 인해 매출 감소를 겪었고 평균 매출 감소율은 29.7%에 달했다. 전국 생닭 구입가격 또한 12.6%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B치킨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도계 업체를 전국 여러 지역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당장 물동량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말은 홈 파티나 날씨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 케이크 대목을 맞은 베이커리 업계도 우려가 크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말 파티와 행사가 몰려있어 한해 케이크 매출의 10%가량이 한 번에 집중되는 시기다. 원재료 중 하나인 달걀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특히 달걀의 경우 냉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 비축 물량을 사용할 수도 없어 AI 확산 시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더 크다.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던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의 경우 현재 계열사 '에그팜'을 통해 달걀을 수급하고 있다. 에그팜이 계약한 달걀 농가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전국 지점의 빵과 케이크 생산에 사용하는 달걀 수급에 영향을 받게 된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재 AI발생 농가는 계약 농가와 무관해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확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요 제과·제빵 업계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한 원재료와 부자재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보통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량 생산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AI가 발생해 우려하고 있다"며 "올해 경기가 좋지 않고 코로나19로 외식도 어려워져 케이크 판매가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목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지난해보다 물량 수급을 서두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29일 가금농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정읍시 육용 오리 농가 인근 산란계 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달걀을 살처분하고 있다. 2020.11.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29일 가금농장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전북 정읍시 육용 오리 농가 인근 산란계 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달걀을 살처분하고 있다. 2020.11.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내년 3월까지 AI 확산 가능성 커"

다행히 현재까지는 육계와 달걀 가격에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30일 치킨에 주로 사용하는 9~10호 닭(1㎏)은 3000원으로 지난 28일 대비 변동이 없었다. 나머지 육계와 달걀도 가격 변화가 없는 상태다.

문제는 통상 10월~2월 사이 유행하는 AI 상황에 따라 감염 농가가 더 늘어날 경우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급격히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계속 검출돼 당국이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현재 AI 감염 초기 단계라 달걀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은 아니지만, 겨울철로 접어들수록 다른 농가로 AI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 가격이 급격히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며 "균을 옮기는 철새가 완전히 떠나는 내년 3월까지도 감염 확산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처음에는 닭고기나 달걀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떨어지다 물량이 부족해질수록 가격이 급히 올라가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치킨 프랜차이즈와 외식·급식 업체들이 물량 조절을 시작하면서 가격이 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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