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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박도 '무인화'시대…2030년 150조 시장 '자율운항선' 개발상황은

[오션테크 코리아③]세계 최초 자율운항선 실현 노르웨이 국영기업 '콩스버그'
'최고 인력 보유·과감한 투자·활발한 국제 활동'… 자율운항선 경쟁력 비결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2020-11-12 07:00 송고 | 2020-11-16 18:41 최종수정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관련정책을 수립하고 관련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션테크 코리아>가 11월 26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6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자율운항선 개념도(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 뉴스1
자율운항선 개념도(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 뉴스1

우리 조선 산업은 2000년 이후 수주량 기준으로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 물동량의 80%, 한국 물동량의 99.7%의 운송을 책임지는 화물선을 만들며 그 중에서도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 VLCC등과 같은 고부가가치선을 주로 건조하고 있다.

2010~2015년에는 국가 총 수출액의 5% 이상을 넘기며 국가 수출 품목 중 상당기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 조선업이 그동안 세계 1위를 지속했던 이유는 중국보다 좋은 품질을 들 수 있다. 여기에 고객이 요구하는 맞춤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 또한 경쟁력이 되었다.

2014~2017년에는 중국 정부의 자국 조선업에 대한 전폭적인 금융지원과 저렴한 인건비 등으로 중국에 선박 수주1위 자리를 내줬으나, 2018~2020년도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주1위를 탈환하고 현재 세계 수주실적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기술력 차이를 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한국 조선업 앞에 놓인 기술 과제가 바로 스마트 선박, 즉 '자율운항선'이다.
콩스버그의 협업 활동(김세원 교수 제공)© 뉴스1
콩스버그의 협업 활동(김세원 교수 제공)© 뉴스1

◇'최고 인력 보유·과감한 투자·활발한 국제 활동'… 콩스버그 경쟁력 선두 비결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arch)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지금의 전통 선박 시장 규모와 맞먹는 150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매년 4.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을 관장하는 국제법을 만드는 기구인 국제 해사 기구(IMO)는 2018년에 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라는 자율운항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현재는 사람이 탑승하는 것을 전제로 제정돼 있는 해양규정들을 모두 자율운항선도 가능할 수 있도록 변경하고 있다.

또 2020년에는 매스포트(MASSPort)라는 기구를 만들어 자율운항선이 입항할 수 있는 항구가 갖춰야할 항구의 규정을 제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국제 해사 기구는 자율운항선 자율단계를 △레벨0, 선박과 육상센터가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단계(전통선박) △레벨1,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고, 선박과 육상 데이터 센터가 데이터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디지털 선박) △레벨2, 데이터 모니터링, 분석이 가능하며 선박의 효율, 안전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단계(스마트 선박) △레벨3, 육상 센터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단계(자율운항선박) △레벨4, 선박의 자율운항이 가능하나 사람의 과제가 필요한 단계(자율운항선박) △레벨5, 사람의 개입이 일체 없이 자율운항이 가능한 단계(자율운항선박)로 규정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유럽의 기자재 업체인 콩스버그, ABB, 바르질라가 자율운항선 연구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자율운항선 연구뿐 아니라 자율운항 시대를 위해 원천 기술 업체들(롤스로이스마린, 트란사스, 애니램, 아마콘)을 대규모 인수 합병을 했다.

기술수준으로는 콩스버그는 레벨5를 거의 완성 했으며, ABB는 레벨4, 바르질라는 레벨 3~4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콩스버그는 노르웨이 제1의 방위업체이기도하며, 조선·해양 분야에서 발전기, 자동 위치 시스템 분야 1위 업체이다. 또 현재는 자율운항 선박 분야에서 1위 업체이며, 2위 업체인 영국의 롤스로이스 마린을 7500억원에 인수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콩스버그에 인수된 롤스로이스 마린은 핀란드 국영해운사인 핀페리와 함께 개발한 팔코(Falco)호로 2018년 12월 80여명을 태우고 세계최초로 자율운항선박 실증실험에 성공했다.

당시 실증실험 행사에 참관했던 김세원 세종대 지능기전학부 교수는"2018년 행사에서 콩스버그는 충돌회피, 자율이접안등이 모두 포함된 레벨5를 완벽하게 시연했다"며 "그 행사로 콩스버그는 자율운항선 실현기술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콩스버그의 자율운항선 경쟁력이 강한 이유로 △핵심 기술인 상황인식(센서), 전장제어, 운항제어 분야의 최고 기술과 연구 인력 보유 △과감한 투자 △관련 국제 공동 연구 및 협력 분야 활발한 활동 등을 꼽았다.

이어 "지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가오는 자율운항선 시대에는 한국 조선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며 "자율운항선박 경쟁이 시작된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중공업 원격자율운항 선박이 장애물 충돌을 회피하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 뉴스1
삼성중공업 원격자율운항 선박이 장애물 충돌을 회피하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 뉴스1

◇한국, 기술격차 약 3년 이상·자율운항 레벨 2단계 차이…국가적 유인책 필요

우리나라는 현재 2020년~2025년까지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자율운항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목표는 중형 컨테이너선급의 자율운항선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주관으로 운항경로 최적화, 상황인식, 예지보전 관련 기술을 개발해 2025년 시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빅3 조선업체인 한국해양조선(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자율운항선 연구를 이끌고 있으며, 우선 상품화된 스마트선박을 먼저 개발하고 그 기술을 발전시켜 자율운항선을 건조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선박은 스마트 선박이 시장의 대세이며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주요 제품인 대양을 운항하는 대형상선의 경우 스마트 선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 대형 조선소들은 스마트 선박을 발전시켜 자율운항선박을 실현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세원 세종대 교수는 "자율운항선에 필수적인 자율운항, 충돌회피, 자율유지보수 기능이 스마트 선박의 기술을 발전시키면 실현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어느 정도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해양조선은 자율운항선을 위한 조직을 신규로 만들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는 스마트선박 개발 조직이 관련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에서 삼성중공업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을 이용해 300톤(t)급 예인선을 운항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삼성중공업은 자율운항(레벨4)을 실험실 수준에서 실현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해양조선과 대우조선해양도 자율운항 레벨3은 실현이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콩스버그와는 기술적 격차가 약 3년 이상, 자율운항 레벨로도 2단계 정도는 아직 차이가 있다"며 "정책적으로 대형 조선업체들이 빨리 자율운항선 연구에 뛰어들 수 있도록 유인책이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선박의 발전 단계(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뉴스1
선박의 발전 단계(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뉴스1

◇자율운항선 시장 선두 위해…인력 육성·설계 주도 정부유인책 있어야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자율운항선 시장 선두 경쟁에 있어 △데이터 분선 인력 육성 △정부 주도의 자율운항선 실증사례 △자율운항선 설계 주도를 위한 유인책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조선, 해운 산업도 가까운 미래에 데이터 분석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며 "자율운항선을 건조할 때 물리 모델 뿐 아니라 운항 계측 데이터로부터 만들어진 분석 모델에 기반한 자율운항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므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링하고,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정부 주도로 2020~2025년 동안 수행되는 자율운항선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있지만, 자율운항선이 실제로 건조되지는 않았다"며 "조선, 해운업계는 실적이 중요한 만큼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 기술들을 모두 넣어서 실증하는(실적을 쌓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자율운항선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설계와 대형선 건조 능력"이라며 "우리나라가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선 설계안을 내놓으면 자율운항선 설계에 관한 양산이 가능하다는 설득력이 증가될 것이고, 자연히 우리는 다가올 자율운항선 시대를 선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세계 1,2위를 다투며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는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선화를 이끌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으므로 대형선 자율운항선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이 시장을 유럽이나, 중국에 뺏기면 다시 우리가 찾아 오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션테크 코리아> 누리집에서는 행사에 앞서 참가를 위한 사전등록을 받고 있다. 사무국에서는 사전등록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100명에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발간하는 전문해양매거진 '디오션'을 보내준다.

전통선박(위쪽)과 자율운항 선박(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뉴스1
전통선박(위쪽)과 자율운항 선박(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통합사업단 제공)© 뉴스1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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