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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장마·태풍에 아이스크림 안 팔릴 줄 았았는데…작년보다 9%↑

'홈 타입' 아이스크림 매출 최대 33% ↑…대용량·장기간 보관 편리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20-10-01 09:01 송고
한여름을 방불케 한 폭염이 이어진 23일 충남 천안시 롯데푸드 천안공장에서 한 직원이 아이스크림을 생산라인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과류 소비량도 함께 늘어나 분주히 생산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6.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한여름을 방불케 한 폭염이 이어진 23일 충남 천안시 롯데푸드 천안공장에서 한 직원이 아이스크림을 생산라인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과류 소비량도 함께 늘어나 분주히 생산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6.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올해 여름 '집콕족'(族)이 아이스크림 업계를 구했다. 당초 역대 최장 장마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여름 아이스크림 판매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 여름 성적표는 예상을 빗나갔다. 집에 오래 보관하고 먹는 '홈 타입' 아이스크림이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전체 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특히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아이스크림 '수출'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여름 아이스크림 업계에 마냥 악재만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름 편의점 아이스크림 판매 9% ↑…'홈 타입' 아이스크림 인기로 매출 선방

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5~8월) 빙과류 매출은 약 9% 상승했다. 올해 여름 50일이 넘는 역대 최장 장마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야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기상청은 앞서 "지난해 폭염일수가 약 13일이었던 반면 올해는 20~25일로 예측된다"며 "열대야도 지난해 대비 일주일가량 길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지난 6월24일부터 8월16일까지 54일간 33년 만의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지면서 기상청 예보는 모두 빗나갔다. 여름철 성수기만 기다리던 아이스크림 업계도 맥이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매출이 역성장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올해 여름 편의점 아이스크림 판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5~8월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성장했다. 특히 여럿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홈 타입(떠먹는 아이스크림) 판매가 25.6% 늘었다.

CU 관계자는 "실제로 투게더·하겐다즈·나뚜루와 같이 떠먹는 형태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의 경우에도 올해 여름(5~8월) 아이스크림 매출이 9.4% 늘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콘·컵류가 15.1% 증가했고, 홈 타입 매출은 무려 32.8% 급증했다. 특히 팥빙수와 떠먹는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인기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업계에선 특정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를 넘어야 유의미한 수치로 판단한다. 올해 여름엔 두 편의점 모두 홈 타입 아이스크림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크게 늘면서 대용량 제품 인기를 입증했다.

빙과업계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날씨가 기대보다 덥지 않아 여름 매출이 예상보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줄어들지 않은 것만으로도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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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긴급재난지원금 영향…해외 '집콕족' 증가에 수출 물량 ↑ 

홈 타입 아이스크림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여럿이 함께 먹을 수 있어 집콕족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고가 아이스크림 가격에 심리적 부담이 줄면서 홈 타입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도 매출에 영향을 줬다.

빙그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특히 '투게더'를 포함한 홈 타입 아이스크림 매출이 10% 늘어 매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집콕족이 늘면서 집에서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 카톤 제품(홈 타입)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푸드 역시 올해 여름(5~8월) 아이스크림 매출이 약 2% 소폭 상승했다. 특히 1~7월 구구크러스트 등 홈 타입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악재만은 아니었다"며 "초등학생 등 주요 소비자들이 등교를 하지 않게 되면서 집에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홈 타입 아이스크림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이동 제한 조처를 내리면서 해외 '집콕' 소비자들의 아이스크림 구매가 늘어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4700만달러(약 55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지난해 기록했던 연간 최대 수출액(5400만달러)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도 홈 타입 아이스크림 신제품으로 막바지 아이스크림 장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한 달 전 900㎖ 대용량 홈 타입 아이스크림 '프라임'을 출시하고 경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우유도 8월 초 CJ프레시웨이와 협업한 '홈 타입 아이스크림'(474㎖) 4종을 출시하고 집콕족 모시기에 나섰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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