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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불금'에 '무장해제' 청춘들…활기 속 감염 우려 '곳곳'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 첫 '불금' 강남역·광화문 현장
다닥다닥 테이블·명부 작성 구멍도…시민들 "행복·불안 교차"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원태성 기자 | 2020-09-19 05:00 송고
14일 오전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단계로 완화됐다. 이날 밤 9시가 넘은 시각, 서울 종로구 일대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주간 영업시간과 방식에 제한을 받았던 식당 및 술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날부터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2020.9.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4일 오전 0시를 기해 수도권 지역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단계로 완화됐다. 이날 밤 9시가 넘은 시각, 서울 종로구 일대의 한 음식점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주간 영업시간과 방식에 제한을 받았던 식당 및 술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날부터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2020.9.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다시 '무장해제'된 청춘들이 거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회식 잡은 직장동료, 간만에 상봉한 연인·친구들. 갈수록 늘어나는 인파에 발디딜 틈도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존재하지 않던 지난해 이맘때 강남역 밤거리를 연상케했다. 달라진 건 청춘들 양 귀에 걸린 마스크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이후 첫 '불금' 풍경이다.
이날 거리뿐만 아니라 음식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후 7시30분쯤 강남역 50석 규모의 한 고깃집은 일찌감치 테이블이 꽉 찼다. 지난 주만해도 볼 수 없었던 대기줄도 생겼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카페도 활기로 가득찼다. 60~80석 좌석은 대부분 들어찼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난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대화를 나눴다. 잠시 자취를 감췄었던 '카공족'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파가 늘어난 만큼 위험한 장면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고깃집 불판 앞 청춘들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고기 한 점, 술 한 잔 반복하는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언감생심이었다. 테이블 간 거리도 1m가 채 안 됐다. 분주한 종업원들은 "거리를 둬 달라"는 말도 못 꺼냈다.
인근 포차는 입장부터 우려됐다. 안으로 들어서는 이들 중 상당수가 명부 작성은 건너뛰고 빈 자리부터 찾았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시 명부 작성은 필수다.

밤이 깊어갈수록 우려는 더 커졌다. 같은 날 오후 10시쯤 서울 광화문역 오피스타운 인근 한 주점은 소음으로 가득했다. 다닥다닥 술자리 속 목소리가 묻힌 주당들은 침튀기며 서로 데시벨 경쟁을 벌였다. 비말(침방울)은 코로나19 주된 감염원이다. 인근 주점의 모습도 판박이었다.

시민들은 행복과 불안이 교차했다. 직장인 김영준씨(27)는 "머리로는 (감염 위험이 있으니) 안 된다고 하는데 몸은 술자리로 향하고 있다"며 "지금 모든 사람이 마치 '사회적 거리두기 0.5단계'로 인식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다"고 했다. 

직장인 이유진씨(29)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마치 통금이 있던 시대였던 것처럼 숨막혔었는데 이제 숨통이 좀 트이는 느낌이다"라면서도 "마음 한 편에는 불안함이 있기는 하다"고 했다.

취업준비생 김동진씨(26)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 상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아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임을 잡았다"며 "방역에 힘 쓰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언제까지 거리두기를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가 한 장소에 몰릴 경우 감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 비중은 18일 기준 26.8%로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산발적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동참"이라며 " 옹기종기 모여서 마스크를 벗고 얘기하면서 술잔을 돌리면 그대로 끝이다. 자발적인 동참이 없으면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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