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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매일 3000원 모아'…퇴임장학금 기부한 정아란 교수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20-08-31 18:38 송고 | 2020-09-01 09:12 최종수정
정아란 송원대 교수가 31일 대학본부 2층 총장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마지막 버킷리스트'라며 편지와 장학금 519만원이 든 수표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송원대 제공)2020.8.31/뉴스1 © News1
정아란 송원대 교수가 31일 대학본부 2층 총장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마지막 버킷리스트'라며 편지와 장학금 519만원이 든 수표를 학교 측에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송원대 제공)2020.8.31/뉴스1 © News1

광주의 한 대학 교수가 교단에 선 14년간 하루 3000원씩 모아 퇴임식날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으로 기부했다.

31일 송원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학본부 2층 총장실에서 정아란 유아교육과 교수와 김현숙 간호학과 교수의 퇴임식이 열렸다.
고제철 학교법인 송원대 이사장은 퇴임 교수들에게 송공패와 명예교수 추대패를 수여했다.

정아란 교수는 이날 퇴임식에서 '마지막 버킷리스트'라며 편지와 장학금 519만원이 든 수표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정 교수는 "늦은 공부로 꾸벅꾸벅 걸어오면서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격언을 가슴에 담고 못난 저를 임용해 준 대학 측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근무하고 싶었다"며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1가지씩 성취하는 희열을 맛보던 중 마지막 실천을 하고자 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그는 "교수로 전임된 2006년 4월1일부터 2020년 8월31일까지 173개월을 근무했다"며 "하루 1000원씩 점심값을 모아 519만원이 돼 적지만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교수로 근무한 14년5개월 동안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하루 3000원씩을 모았다. 2000원은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에, 1000원은 퇴임 시 학생들을 위해 쓰기 위해 적립했다.

이렇게 해서 적립한 장학금은 519만원. 정 교수는 "제가 나갈 때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는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지금에 와 보니 너무 적어 참 민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방법은 잘 모르지만 대상은 '유아교육과 재학생'으로 '부모에게 이웃에게 효도하는 학생'으로 해주시길 원한다"며 "성적과는 절대 상관없이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이고 꼭 효도하는 학생에게 수혜됐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또 "금액도 횟수도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씨앗이 되어 다른 교수님들도 조금씩 협조가 된다면 더 기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수태 총장은 "그동안 학교를 위해 열심히 봉사해 주시고 정년퇴임을 하시면서도 너무 고맙고 아름다운 마음을 받았다"며 "교수님의 바람처럼 무엇보다 인성이 우수한 인재육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학 교단에 선 14년간 하루 3000원씩 모아 퇴임식날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으로 기부한 정아란 송원대 교수가 총장에게 쓴 손편지.(송원대 제공)2020.8.31/뉴스1 © News1
대학 교단에 선 14년간 하루 3000원씩 모아 퇴임식날 학생들에게 장학금 등으로 기부한 정아란 송원대 교수가 총장에게 쓴 손편지.(송원대 제공)2020.8.31/뉴스1 © News1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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