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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정책 '브레이크 안 밟는 버스기사'에 빗댄 의대생 글 논란

현직 버스기사 "존중 받으려면 다른 직업도 존중해야"
'단순 비유일 뿐 명예훼손 맞나' 의견도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2020-08-31 11:13 송고
논란이 된 게시글(커뮤니티 캡쳐)© 뉴스1
논란이 된 게시글(커뮤니티 캡쳐)© 뉴스1

부산의 한 의과대학 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 버스기사'에 빗대어 비판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의 의료정책 반대활동을 위해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SNS 'DO RIGHT'에는 최근 한 의과대생이 정부를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버스기사'로 빗대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장 좋아보이는 듯한 프레임에 가두고 수만가지의 사실을 감춘 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 뻔한 이 정책을 미친 듯이 몰고가고 있다"며 "온 국민을 태운 이 버스 기사는 브레이크를 밟을, 핸들을 돌릴 생각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당장 버스를 멈출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손에 손 잡고 진을 치고 있는 어떤 사람들이 있다"며 "당신의 원망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버스기사에게 향할 것인가 그 버스를 멈추려는 어떤 사람들을 향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게시글을 두고 자신이 현직 버스기사임을 인증한 한 커뮤니티 이용자가 "이번 의사파업 정말 실망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는 "이번 의사협회 파업에서 매우 언짢은 내용을 봐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됐다"며 "본인들이 파업하는데, 왜 다른 직업군을 빗대어 자신들과 반대입장을 비하하는데 이용하는지 의문이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췄다.

이어 "일전에 '덕분에'수어를 뒤집어서 농인분들께 큰 실례를 했던적이 있는데, 이번 내용은 버스 운전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 불쾌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며 "자신들의 직업이 존중받고 싶으면 타 직업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업을 비난할지라도 모든 의사를 비난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마찬가지로 다른 직업군도 이유없이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게시글에는 "빗길에 미끄러져서 버스가 낭떠러지로 구르는 사고 심심찮게 나오고, 버스기사가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상황인데 저렇게 그려대니 화가나는 것"이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DO RIGHT' 측은 31일 "어제 오전 올린 게시글에 다른 직업군에 비유한 표현이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해당 게시글을 통해 불쾌함을 느꼈을 분들께 사과의 말을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한편 이를 두고 "비유인데 이게 무슨 버스 기사분들의 명예까지 훼손한건지 잘 모르겠다", "주관적인 감정, 느낌은 모두 존중받을 수 있고, 이는 감성의 영역이기 때문에 뭐라할 건 없다" 등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s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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