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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경쟁이 트럼프-푸틴 남성성 대결로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8-12 16:10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남성성'(Manhood) 대결로 번졌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승인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미국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 경쟁심을 느끼고, 백신의 안전성·약효가 제대로 검증되기도 전에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마가렛 햄버그 박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FDA를 더 빨리 움직이라고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코로나19 검사를 많이해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백신이나 치료제도 임상시험을 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믿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했다며, 자신의 딸도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한 나라는 러시아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모니카 쇼흐 스파나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게 경의를 표해 왔고, 승리에 대한 개인적 열망도 강하다. 이로 미뤄볼 때 트럼프는 러시아 백신 승리를 미국에서 재현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17만명 가까운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한시라도 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압력에 휩싸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백신은 11월3일 대선 전 백신이 나오길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열망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만한 분위기다. 그는 11일 "미국 백신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 승인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 등 모든 분야에서 잘하고 있다. 백신을 분배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분명 이를 의식한 발언이다.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로이터=뉴스1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로이터=뉴스1

전문가들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러시아 백신이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을 경우 트럼프가 섣불리 푸틴의 성취를 따라잡으려 한다면 러시아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 4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OWS)를 발족한 후, 백신 6개가 개발 중이다. 이 중 모더나와 화이자는 시판 전 최종 단계인 임상3상을 진행 중이고, 존슨앤존슨도 9월 임상3상에 들어간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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