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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광고는 괜찮다고?…소비자에 따라 들쭉날쭉 '뒷광고' 논란

[뒷광고 논란]③ "광고 표시가 신뢰도↑"…PPL 새 문화
"시장 자정작용도 한 방법…소비자도 현명해야"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최현만 기자 | 2020-08-09 09:01 송고
(드라마 멜로가체질 캡처) © 뉴스1
(드라마 멜로가체질 캡처) © 뉴스1

#"(안마의자에 앉아) 어차피 맥락은 없는 거잖니. 세상에는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이 존재하고 때로 거부할 수 없는 이유가 우리의 신념을 바꿔놓기도 해. 15초 노출돼야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렴."(JTBC 드라마 '멜로가체질' PPL 중)

유명 유튜버들이 '뒷광고' 논란으로 사과 영상을 올리거나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소비자 풍토의 변화에 따라 유튜버들이 솔직하게 PPL을 고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직하고 떳떳한 PPL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겐 '호감'으로 작용해 인기몰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명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이 다수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샌드박스는 지난 7일 "지금까지 샌드박스와 소속 유튜버들이 제작한 유료 광고 영상을 전수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도 일부 영상에 유료 광고 관련 표기 문구가 누락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며 '뒷광고'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지난달 여성 듀오 다비치 강민경과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등 유명 스타들에 이어 쯔양, 앙팡 등 유명 유튜버들도 뒷광고에 대해 해명하며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뒷광고' 유튜버들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네티즌들은 주로 '솔직하게 광고 사실을 고백하지 왜 숨겼냐'는 배신감 섞인 반응이다.

실제 TV 예능, 드라마에서 보여준 솔직한 PPL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는 '흠'이 아니다.

JTBC '멜로가 체질'의 해당 장면을 두고 네티즌들은 "PPL을 이렇게 대놓고 하라니까?", "PPL조차 시청자들이 재밌게 보니 광고주는 이득이다", "PPL을 대놓고 하는데 재미있어. 화가 안 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SBS 예능 '런닝맨' 역시 솔직하고 담백한 PPL로 웃음 몰이를 하고 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출연진들이 각종 상품을 대놓고 광고하는 '런닝맨 PPL'이란 영상을 배포하기도 했다.

멜로가 체질 이병헌 PD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드라마 제작 환경 자체가 PPL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 스타일대로 풀어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드라마, 예능 영상뿐만 아니다. SNS의 하나의 큰 축을 이루는 인스타그램 측도 '요즘 대세'는 '솔직한 PPL'이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요즘 네티즌들은 솔직한 걸 좋아하고 가짜는 기가 막히게 알고 있어서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들(인터넷상 영향력이 큰 사람)에게 광고를 하고 솔직하게 표시하도록 권고한다"며 "솔직하게 광고 사실을 말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거부하지 않고 투명성이 높아지니 오히려 신뢰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방침으로 인스타그램 측은 지난해 6월 광고주로부터 지원을 받아 게시한 콘텐츠에는 'Paid Partnership With'라는 태그를 삽입해 광고주를 밝힐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선 뒷광고 논란에 대해 법적 책임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시장의 자정작용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 소속 이동찬 변호사는 "뒷광고 논란은 온라인상에서 광고와 소비자 사이에 인플루언서의 역할이 무엇이냐가 규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법적으로만 뒷광고를 제재하려고 하면 끊임없이 변하는 온라인·디지털 세상에 대한 제약이 될 수 있어 시장의 자정작용에 맡길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순작용만 마냥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뒷광고 논란으로 신뢰성이 무너진 것이 사실"이라며 "크리에이터들이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스스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 역시 "저희가 완벽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콘텐츠 가이드라인이나 인플루언서 교육 등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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