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승절(7월 27일)' 67주년을 맞아 군 지휘관 주요 간부들에게 새로 개발한 '백두산' 권총을 하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군 지휘관들에게 백두산 권총을 직접 수여한 후 군 간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7주년(7월27일)을 기념해 군 지휘관들에게 수여한 '백두산' 권총은 체코제 권총 CZ-75의 복제판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작을 찾으려면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CZ-75는 체코의 화기 제조사인 CZ가 1975년에 만든 9mm 자동권총이다. 사정거리가 40m이고 탄창에는 15발 이상을 장탄할 수 있다. 당시 체코는 주요 수출품이 총기일 만큼 유럽 내 총기 제작의 중심지였는데 특히 CZ-75는 대용량 탄창을 갖춘 데다 명중률이 높아 지금까지도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명총'(무기백과사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정작 당시에는 체코가 공산권 국가여서 특허 등록이나 미국으로의 수출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여러 국가에서 수많은 CZ-75 복제품이 만들어진 요인이 됐다. 그중 하나가 북한의 '백두산' 권총이다.

북한이 복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 같은 공산권 국가였던 체코로부터 CZ-75 권총을 선물 받아 사용해본 뒤 복제를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재 백두산 권총은 특수부대 등 일부 북한군의 제식무기로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에서 백두산 권총으로 사격하는 북한군의 사진을 종종 볼 수 있다.  

왼쪽은 체코제 CZ-75 B 모델(출처: CZ-USA), 오른쪽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한 '백두산' 기념권총.© 뉴스1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군으로 나오는 정우성(엄철우 역)이 사용한 권총도 백두산 권총과 전체적으로 외양이 비슷한 CZ-75였다. 
 
북한은 이후 여러 차례 백두산 권총을 개조했는데 이번 보도에서도 새로 개발·생산한 권총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진을 보면 탄창아랫 부분을 제외한 대체적인 형태는 여전히 CZ-75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고지도자가 수여하는 기념권총인 만큼 외양이 화려하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름을 새긴 부분과 방아쇠 등이 금장으로 된 것이 눈에 띈다. 이른바 '스페셜 에디션'인 셈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군 지휘관이나 군부대 시찰에서 장병들에게 총을 선물로 주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관행에 가깝게 이어져 왔다. 군의 사기를 북돋아 기강을 잡기 위해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군 창건 62돌(4월25)을 맞아 군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권총을 수여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군 지휘부에게 백두산 권총을 수여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의 기록영화에서 공개된 바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