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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인데 돈이 급하다"…동료교수 사칭에 서울대 교수들 보이스피싱 노출

국내 홈페이지 관리업체에서 개인정보 유출 뒤 금융사기 의견
동료교수 사칭…서울시의사회 등 피해기관 계속 늘어날 듯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김태환 기자, 이형진 기자 | 2020-07-29 17:38 송고 | 2020-07-30 10:47 최종수정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올라온 서울시의사회 공지 글.(서울시의사회 홈페이지 캡처)© 뉴스1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올라온 서울시의사회 공지 글.(서울시의사회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서울대학교 A교수는 29일 오후 친분이 있는 같은 대학 동료 교수로부터 '중국 공항에서 환전을 해야 하는데 현금을 놓고 왔으니 급하게 계좌이체로 돈을 보내달라'는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은 A교수는 계좌이체로 송금을 하던 중 수상한 느낌이 들어 당사자인 동료 교수에게 확인전화를 걸었다. 놀랍게도 '그런 사실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미수 사례인 것이다.
같은 날 또 다른 서울대 교수도 수상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교수 역시 다른 동료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유사한 피해 사례임을 확인했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일부 회원들도 유사한 문제의 메시지를 받았다.

29일 서울대와 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교수, 의사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보이스피싱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홈페이지 관리업체에서 관리하는 단체와 학교, 동창회 등의 개인정보가 해킹된 이후 보이스피싱이 시도가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교수는 "오늘만 해도 보이스피싱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며 "마치 동료 교수가 중국과 태국 등에 체류하는 것처럼 속였고, 통화 음질이 나쁘고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방식으로 혼란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발 빠른 대책이 없으면 금융사기를 당하는 서울대 교수들이 속출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며 "홈페이지 관리업체 개인정보가 해킹된 게 원인인지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 한 임원도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보이시피싱 시도가 이어진 사례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상세주소, 직장전화, 자택전화, 비밀번호 등이다. 다만 암호화되지 않은 일반적인 정보는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서울시의사회는 최근 서울성동경찰서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고,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또 공지사항을 통해 "해킹된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가 지난 6월 24일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정보를 빼낸 해커가 돈을 주지 않으면 해킹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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