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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휴가 풍경…해외여행 지고, 국내여행·'방콕' 뜬다

캠핑·펜션 등 타인과 접촉 최소화…아예 "집에 있겠다"도
"작년 해외여행 다녀왔다" 32% 응답…올해는 8%만 계획

(청주=뉴스1) 최지원 기자 | 2020-07-11 09:00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이가 해외여행 대신 국내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공기가 맑은 청정지역을 찾아 캠핑을 떠나기도 하고, 타인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단독형 펜션이나 호텔 등을 예약하기도 한다.
심지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휴가를 즐기겠다는 사람도 있다.

지난달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공공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 31일 기준 제주를 제외한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738만6716대로 조사됐다.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시작하기 직전인 7월 1일 683만1448대에 비해 55만5268대 많았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지난달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공공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 31일 기준 제주를 제외한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738만6716대로 조사됐다.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시작하기 직전인 7월 1일 683만1448대에 비해 55만5268대 많았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유럽여행 포기하고 국내여행 떠나요" 30대 직장인 A씨


"눈물을 머금고 취소한 유럽여행…, 올해 해외여행은 힘들겠죠?"
지난해부터 계획한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던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일할 맛이 안 난다. 하루아침에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틀어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여름 휴가지를 유럽으로 정하고, 스위스와 파리의 비행기 티켓을 미리 예매했다. 업무 중 받는 스트레스를 이번 여름휴가로 날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대하던 유럽 여행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취소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엎어진 여름휴가 계획을 뒤늦게 다시 세우려니 그것도 쉽지 않다.

국내 여행을 준비하던 사람은 물론 A씨와 같이 해외여행을 포기한 사람들이 국내 숙박시설로 몰려 마땅한 숙소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그는 "손꼽아 기다리던 유럽 여행을 포기하니 우울해서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이번 여름휴가는 아쉽지만 국내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형 캠핑용품 전문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캠핑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 대형 캠핑용품 전문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캠핑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숙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20대 직장인 B씨

"이번 여름휴가는 더 지독한 눈치게임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직장에 첫 취업한 20대 B씨는 올해 친구들과 국내 여행을 계획했다.

취업 후 첫 여행이라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숙소부터 여행지까지 리스트를 정하며 여행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람 많은 곳을 피하기 위해 눈치게임을 해야 했다.

B씨는 휴가철 해외나 제주도로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보고 가평으로 숙소를 계획했다.

한데 많은 사람이 국내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숙소 후보지였던 가평의 한 펜션은 당장 다음 달 주말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일부는 차라리 9월이나 10월에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기대하던 휴가를 미루더라도 건강을 챙기자는 얘기다.

B씨는 "계획했던 여행을 꺼리는 친구들이 있다"며 "이번 휴가는 사람 없는 곳을 찾아 떠나거나 단독형 펜션을 잡아 조용히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6월 소비자 행태조사 결과.(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뉴스1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6월 소비자 행태조사 결과.(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뉴스1

◇ "집에서 '방콕' 즐길래요" 30대 음악가 C씨와 직장인 D씨

여름휴가를 가지 않고 '방콕'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꽤 있다.

30대 음악가 C씨는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이번 여름휴가를 그동안 하지 못한 자기계발에 쓰기로 했다.

평소 회사업무 시간에 쫓겨 제대로 된 여가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C씨는 "코로나도 그렇고 이번 기회에 집에서 영어 공부도 하고 음악 작업도 하면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D씨도 올해 휴가를 집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감상하고, 게임을 하는 등 '방콕' 생활을 즐길 예정이다.

D씨는 "휴가지에서의 불필요한 접촉으로 괜한 걱정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이번 휴가는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6월 소비자 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2%는 지난해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나, 올해는 해외여행 의향이 있다는 경우가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 국내여행을 다녀왔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7%였지만, 올해는 33%만 국내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skygy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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