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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간 불륜' 막장드라마 김제시의회 파행…뭔 일 있었나

시민 "풀뿌리 근간 흔드는 '막장드라마'…의원직 사퇴해야"

(김제=뉴스1) 김재수 기자 | 2020-07-05 07:17 송고
김제시민들이 지난 3일 열린 김제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에 참석해 불륜 의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김제시민들이 지난 3일 열린 김제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에 참석해 불륜 의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동료의원 간에 불거진 불륜사건이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출까지 무산시키면서 김제시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의원 간 부적절한 관계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의회 안까지 끌고 들어온 것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여론이다.

◇의원 간 불륜 공방…의회기능 마비

이번 사태의 시작은 지난해 12월로 시의회 동료의원 간 불륜설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소문은 두 동료 의원 간에 불륜이 일어나 여성 의원의 남편에게 들통이 났고,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상대 남성 의원을 폭행한 뒤 의원직 사퇴를 강요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후 두 의원 사이의 관계는 점차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당사자인 남성 A의원이 상대 여성 B의원에게 욕설을 하고 다툼을 벌이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결국 지난달 12일 A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B의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B의원의 남편에게 여섯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으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에 시달렸으며, 더 이상 의원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B의원으로부터 "죽어서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등의 구애 편지를 받았다며 여성 의원이 주장하는 스토킹 사실을 부인했다.

A의원은 불륜의 대가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며, 이달 말 조정위원회 결정만 남았다.

◇'불륜' 의원 다툼…개원 이래 첫 의장단 선출 불발

김제시의회가 지난 1일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남녀의원간에 다툼이 벌어지면서 무산됐다. /© 뉴스1

시의회는 A의원이 불륜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난 2일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제명키로 의결했다.

A의원은 윤리특위 제명 결정에 따라 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제명이 의결되면 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된다.

윤리특위는 또 아직 아무런 입장조차 표명하지 않은 여성 의원에 대해서도 10일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윤리특위의 뒤늦은 제명결정은 두 의원이 후반기 의장단 선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파행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 됐다.

이들 두 의원은 앞서 지난 1일에 열린 의장단 선거에 함께 나란히 참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서로 말다툼을 벌였다.

A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얼굴을 마주한 B의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느냐, 너 나하고 간통 안 했냐. 할 말 있으면 해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B의원은 "그럼 제가 꽃뱀입니까?"라고 되묻자 A의원은 "네가 꽃뱀 아니었어?"라고 말하면서 둘 사이에 고성이 오고 갔고 회의장은 이를 말리려는 직원들까지 몰리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임시의장을 맡은 김복남 의원은 더 이상 의장단 선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직권으로 폐회를 선포했다.

◇시민들 지방의회 무용론 제기

활빈단 홍정식 대표가김제시의회 청사 앞에서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해당 남녀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뉴스1

이 같은 상황은 지난 3일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에서도 반복됐다.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에 앞서 의사발언을 통해 △불륜 해당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를 마친 후 의장단 선거 개시 △불륜사건 시민공청회를 통해 해결 후 선거 △불륜사건 당사자 선거참여 제한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임시의장을 맞은 김복남 의원은 사실상 의장단 선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다시 직권으로 폐회를 선포함에 따라 선거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방의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신성한 의회에서 옮기기조차 부끄러운 말들이 오갔다는 게 창피하다"며 "주민 투표로 선출된 의원들의 '막장드라마'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kjs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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