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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다 터진 대전·전주…"빙산처럼 무증상 확진자 상당할 듯"

대전 16일·전북 29일만에 확진자 나와…잠복기 14일 지나 발생
김우주 교수 "수도권 연결고리 못찾아…조용한 전파 이제 시작"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20-06-19 06:50 송고 | 2020-06-19 09:17 최종수정
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6.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가운데 지난 17일 오전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6.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한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풍지대였던 대전과 전북지역에서 각 16일, 29일만에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이들 사례에 대해 최근 감염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수도권과 연결고리를 조사했지만 찾지 못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조용한 전파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이란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특히 무증상(본인 증상 무자각) 감염자에 의한 전파가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보통 증상이 있는 감염자는 선별진료소나 병원을 찾기 때문에 방역당국의 관리망에 들어오지만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손을 쓰기 어렵다. 대전과 전북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 14일을 넘긴 상황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얘기다.
19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증상이 가볍거나 증상을 숨기는 사람도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고, 증상이 나오기 2~3일전부터 감염력이 있는 만큼 이 경우도 무증상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규모는 상당할 것이란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보통 확진자 판정은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거나 확진자와 접촉해 무증상이라도 검사를 받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앞서 대구 신천지교회 확진자 중 75%가 무증상이라고 조사된 적이 있는 만큼 수면 아래 큰 빙산처럼 확진자가 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10.5%로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매일 신규 확진자가 관리되고 있지만, 조사 중인 확진자 비율이 10%를 넘었듯이 조용한 전파자는 확진자보다 많을 것"이라며 "수도권은 이미 확연한 상황이고, 대전은 불똥이 튀어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일 가능성이 높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 기세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지난 5월30일 확진자 1명 발생 이후 더 이상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다가 16일만인 지난 6월15일, 대전 서구 괴정동 소재의 미등록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관련 초발 확진자(대전 49번)가 발생하면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와 수도권 상황 간의 연관성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이 확진자 발생 이후 18일 낮 12시 기준으로 관련 누적 확진자는 18명(일부 대전 외 지역 확진자 포함)으로 늘었고, 같은 날 오후 5시 들어 2명의 확진자가 더 추가됐다.

전북지역 22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17일 전주여자고등학교에서 전수조사가 실시돼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강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6.17/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지역 22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17일 전주여자고등학교에서 전수조사가 실시돼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강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6.17/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라북도 전주에서도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전북 22번)이 지난 17일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1000명에 가까운 접촉자들이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서 이 학생의 감염경로 파악이 어려워졌다. 전주가 속한 전북도는 지난 5월18일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이후 29일만에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다.

전북도는 지난 18일 "전날 확진된 전주여고 3학년 A양(18)의 가족 3명과 다른 학교 친구 1명, 전주여고 학생·교직원 890명, A양이 다니는 미술학원 교사와 학생 69명 등 총 963명에 대한 전수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학생이 어디에서 어떻게 감염됐는지에 대해선 오리무중인 상태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들 지역 감염사례가 수도권에서 전파된 게 아니라면, 숨어있는 감염자에 의한 전파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부본부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대전과 전주에서 발생한 확진자 연결고리가 수도권과 연관성이 없다면 그 사례가 적든 많든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며 "연결고리 없는 환자가 1명이라도 있다면 무증상 감염자가 몇 배나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숨어 있는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상당히 있을 가능성, 수도권과 이동이 활발한 다른 지역으로 충분히 전파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당국의 방역관리 속도가 '코로나19'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당국은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달라진 세상은 사회 자체가 변화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방역의 기본원칙인 거리두기, 마스크, 개인위생수칙 등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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