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경제문화포럼 조찬모임에서 '한국 경제·사회가 가야할 6가지의 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0.6.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지구상에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래경제문화포럼'이 주최한 조찬모임 특별강연에 강연자로 나선 뒤 기본소득 관련 질문을 받은 데 대해 "지금 기본소득을 언급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정치권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혀왔던 홍 부총리는 이날 강연에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복지예산이 180조원 된다"며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전국민에 30만원씩만 나눠줘도 200조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정말 그럴 의사가 있나"라며 "200조원을 나눠줘서 우리 아이들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맞나"라고 덧붙였다.홍 부총리는 "지금 복지체계에 얹어서 기본소득을 할 상황은 안된다. 지금 복지체계를 어떻게 리셔플링(Reshuffling·개편) 할 것인지를 같이 논의해야 하는 문제다"며 "스위스에서 얼마전에 국민투표에 부쳤다. 기존 복지체계 리셔플링하겠다는 걸 같이 붙여서 투표에 올렸다. 리셔플링 하는 과정에서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홍 부총리는 "지금 복지는 취약계층이나 어려운 사람에 대한 지원이다"며 "그 돈을 다 없애고 전국민 빵값으로 일정금액을 주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또 효율적인 재원의 사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1등부터 5000만등까지 소득을 나눠서 소득이 가장 높은 사람에게 빵값 10만원을 주는 게 나을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 소득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일지는 지금 복지체계와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며 "그냥 모든 국민들에게 20만~30만원씩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저는 (기본소득에)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홍 부총리의 대답이 끝나자 일부 청중이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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