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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쌍용차 경영권 포기 배수진…정부·산은 깊어지는 고민

13분기 연속 적자, 올해 1~5월 판매도 전년 동기 比 34.5% 감소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가능성 있지만 형평성 논란 불붙을 수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20-06-14 15:30 송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의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내용의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중국발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정문을 닫은 경기도 평택시 소재 쌍용자동차 본사. 202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의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내용의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중국발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정문을 닫은 경기도 평택시 소재 쌍용자동차 본사. 2020.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13분기 연속 적자인 쌍용차에 자금을 쏟을 수 있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정부와 채권단이 느끼는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1~5월 자동차 판매 대수는 3만92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쌍용차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5월 판매는 지난해 5월과 비교해 36.3% 줄어든 42만3416대에 그치는 등 완성차 업계 전반이 부진했다.

쌍용차의 경우 만성 적자 상태에 놓여 있어 특히 힘겨운 시기를 맞고 있다. 쌍용차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줄었고, 영업손실은 986억원으로 2017년 1분기부터 13분기 연속 적자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으로, 마힌드라가 경영권까지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의 전날(13일) 보도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은 새 투자자가 필요하다. 투자 확보를 위해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4월 고엔카 사장의 자리를 이어받는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만약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마힌드라는 앞선 4월에도 특별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대한 신규 자금 투자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당초 마힌드라는 총 4억2300만달러(약 5088억원)를 투자해 2022년에는 쌍용차를 흑자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이를 백지화했고, 긴급 운영자금 400억원만 내놓았다. 마힌드라는 2011년 파산에 가까운 상태인 쌍용자동차를 인수했지만, 주력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등 고전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왼쪽)과 최종식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 파완 고엔카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이 신차 코란도 언베일링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19.3.6/뉴스1
지난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왼쪽)과 최종식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 파완 고엔카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이 신차 코란도 언베일링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19.3.6/뉴스1
다만 앞선 투자계획 철회나 이번 쌍용차 지분율 거론이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코엔카 사장은 산업은행을 찾아 이동걸 회장과 면담하고 재정지원을 호소한 바 있다.

또 고엔카 사장이나 샤 부사장의 이번 투자자 모색과 관련한 발언이 사실상 경영권까지 내놓는 것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74.65%를 보유한 쌍용차 지분 전량 매각을 고려한 것인지, 일부만 매각하고 일정 지분은 계속 보유하겠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배권 포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쌍용차 지원 여부에 대한 고심은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당장 오는 7월6일 700억원, 19일 200억원의 대출금을 산은에 갚아야 한다. 자금 여력상 쌍용차가 대출금을 갚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쌍용차가 만기 연장을 신청하면  산은이 내부 의사 결정을 거쳐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4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 기대감도 있지만, 쌍용차가 지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13분기 연속 적자인 쌍용차의 경영난이 코로나19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미로 형평성 논란에 불이 붙을 수 있다. 그렇다고 5000여명의 쌍용차 직원과 부품사를 포함한 수만 개의 일자리가 걸려 있어, 정부가 무 자르듯 쌍용차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기도 쉽지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의 바람대로 신규 투자자를 찾는 게 가장 깔끔하지만, 자동차 업황이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결국 정부와 산은의 고민이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자리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비롯한 부품 업체 관계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이 참석했다. 2020.4.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자리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비롯한 부품 업체 관계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이 참석했다. 2020.4.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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