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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시절 기억날 텐데…민주당 왜 '단독 개원·상임위 독식' 고집할까

'절대 과반' 왕관의 무게 부담인 듯…입법부 활동 부족시 비난 한몸에
'180석 과도하다' 여론 55%…"책임감 만큼이나 타협도 중요" 지적 나와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20-06-02 17:35 송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1대 국회에서 177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은 2일 국회 개원을 놓고 야당에 대해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가능성을 시작으로 제1야당과희 협의를 생략한 임시회 소집요구서 제출까지 21대 국회 임시 시작부터 예상보다 강경한 수준으로 대야(對野) 원구성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민주당의 초강수는 거대 여당으로서의 자신감과 동시에 책임감을 한껏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하는 국회가 실패로 돌아갈 땐 180석 가까이 (국민이) 줬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냐는 실패에 대한 책임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민주당 한 관계자의 말에서도 위기 의식이 감지된다. 

민주당 스스로도 현재 의석 배분 상황을 '단순 과반'이 아닌 '절대 과반'이라고 칭하며 국회를 주도해 가야하는 책무가 있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21대 국회가 열린 뒤 첫 의원총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177석을 부여한 의미를 앞으로 4년 동안 한시라도 잊어선 안되겠다"며 원내 1당으로서 책임을 다시 일깨웠다. 

무엇보다 지난 20대 국회에선 엇비슷한 의석수에 기대고 국정운영 실패의 책임을 야당에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더는 이같은 핑계가 통하지 않게 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할 과제들이 대부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후속 대책과 검찰개혁 등이기 때문에 이를 민주당이 주도를 하지 못하게 되면 지지층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민주당의 자신감과 부담감이 지나쳐 여야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해 끝내 국회가 파행되는 지경에 이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대로 국회법에 따라 18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경우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극렬한 여야 충돌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법대로' 못지 않게 그동안 오랜 기간 '관례'를 중시해 온 것이 국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의회정치'의 후퇴를 우려하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권한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다수결 원리와 국회법만 이렇게 자꾸 따지다 보면 물밑에서 부단히 타협을 하는 의회정치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경고했다.

여론도 썩 우호적이진 않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의 당선인 워크숍에서 '민주당의 180석은 과도하다'는 여론의 평가가 전달됐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확보한 민주당의 180석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5%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시사인-한국리서치, 4월17일~19일 조사)를 제시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30~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민주당 180석'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특히 50대와 60대에서는 '과도하다'는 응답이 각각 59%, 66%를 보였고 20대에서도 절반이 넘는 57%가 '과도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60대에서 27%, 20대에서 28%에 불과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간 타협과 양보가 중요한 시점에서 마냥 의석 숫자로만 밀어붙일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과정과 결과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177석의 책임감 만큼이나 적절한 타협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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