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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찾아 '현충원 친일파 파묘' 언급한 보훈처…"상황 공유"

백선엽 측 "보훈처에서 장지 문제 꺼내며 압박"
보훈처 "파묘 발언 없었다…친일인사 이장법 추진 공유"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20-05-27 11:34 송고 | 2020-05-27 11:39 최종수정
백선엽 장군. © News1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국립묘지법을 개정해 친일 인사를 현충원에서 '파묘'(破墓·무덤을 파냄)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국가보훈처가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을 찾아 장지(葬地)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보훈처는 당시 백 장군 측을 찾아 국립묘지법 개정 움직임을 설명하며 백 장군의 과거 친일행적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훈처 직원들은 지난 13일 백 장군 사무실로 찾아와 장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100세인 백 장군이 별세할 경우 국립묘지로 안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훈처 직원들이 국립묘지법 개정 문제를 언급하며 '이 법이 통과되면 백 장군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뽑혀 나가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백 장군 측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압박을 느낀 백 장군 측은 "가족들 모두 최악의 사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 직원이 찾아온 시점과 발언 내용 모두 부적절했다는 것이 백 장군 측 입장으로 알려진 것이다.

올해 100세인 백 장군은 광복 직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에 참여했으며 6·25전쟁 당시 1사단장, 1군단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등을 역임했다. 6·25전쟁 영웅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광복 전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간도특설대'로 활동한 이력 때문에 지난 2009년 정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논란이 된 '국립묘지법'은 국립묘지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안이다. 현충원 등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 자격이 이 법에 정해져 있다.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현역군인 사망자, 무공훈장 수여자, 장성급 장교, 20년 이상 군 복무한 사람, 의사상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현충원 등엔 친일행적이 있는 사람도 안장된 사례가 있는 탓에, 일부 시민사회단체와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파 묘역을 이장하도록 현행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법 개정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단체가 광복회다. 일부 다른 보훈단체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 당선인은 지난 24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훈처는 백선엽 장군을 둘러싼 국립묘지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훈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백 장군은 현행법상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라며 "담당 직원이 백 장군 측에 '뽑혀나갈 수 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백 장군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최근 백 장군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듣고 국립묘지 담당부서에서 정확한 건강 상태와 가족 상황을 묻고자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복회가 국립묘지에서 친일인사를 이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상황을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며 "백 장군 측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wonjun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