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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부세' 김영민 "김희애 연기 소름…오뚝이 베드신 손제혁스러워"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05-25 08:00 송고 | 2020-05-26 09:54 최종수정
김영민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플레이 © 뉴스1
김영민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플레이 © 뉴스1
"사실 살짝 겁도 나요. 갑자기 두 작품이 연이어 잘 되니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과 더불어 욕심도 커지는 것 같아요."

올해 초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성공으로 '귀때기'로 불리던 배우 김영민은 이제 '손제혁'으로 불린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에서 주인공인 이태오(박해준 분)와 동창 사이면서 이태오 지선우(김희애 분)의 이웃집에 사는 고예림(박선영 분)의 남편이자 회계사인 손제혁으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다수 배우들은 실제 자신의 본명보다 극 중 배역으로 불리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 시청자들에게 그만큼 인상 깊은 연기와 캐릭터를 남겼다는 의미에서 극 중 배역의 이름으로 기억되길 바라곤 한다. '부부의 세계' 최종회가 28.4%(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신드롬급 누렸던 만큼, 김영민은 '귀때기'에 이어 손제혁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손제혁은 극 초반 지고지순한 아내 고예림을 두고 죄책감 없이 바람을 피우는 남편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능청스럽고 뻔뻔했던 손제혁은 아내가 자신의 외도를 알게 된 뒤 이혼을 하려 하자 후회와 반성을 하며 뒤늦게 사랑을 깨닫게 된 인물이었다. 손제혁의 변화에 시청자들은 고예림과의 재결합을 궁금해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상처는 결국 돌이킬 수 없었다. 많은 여운을 남겼던 손제혁의 이야기를 김영민과 나눠봤다.
 
김영민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플레이 © 뉴스1
김영민 / 사진제공=매니지먼트 플레이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상대역인 박선영과의 호흡은.

▶박선영씨와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 제가 많이 기댔는데 현장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발휘해줘서 힘이 났다. 마지막에 장면 찍을 때, 예림이가 '자꾸 생각나, 용서가 안 돼, 당신을 괴롭히면 어떡하지'라는 말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고예림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존경스러웠다.

-고예림이 손제혁의 휴대전화를 본 것을 계기로 사랑하지만 결국 헤어지게 되는데 이 장면에 대해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손제혁의 또 다른 외도 흔적이 있었던 것인지, 직접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였나.

▶원작에서는 바람을 피운 게 아니었지만 '부부의 세계'는 연기를 두 가지 버전으로 했다. 두 가지 장면 모두 예림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그런 장면으로 촬영됐는데 보시는 것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장면으로 인해 시청자분들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얘깃거리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좋다.

-손제혁이 지나고 나서 고예림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나.

▶사람은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깨닫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이 제혁에게도 있는 것 같았다. 그걸 깨닫게 한 건 고예림이었다. 후반이 초반과는 달랐던 게 제혁은 예림이 없으면 설명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제혁의 사랑은 '돌이킬 수만 있다면'이라는 그런 마음으로 이해하려 했다. 제혁은 우여곡절 끝에 깨달은 사랑을 놓쳤지만 그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찾고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예림과의 관계는 비극이었지만 제혁은 비로소 성숙한 인간이 되기 시작한 것 같다.

-이태오에 대한 손제혁의 마음은 어떻게 봤나.

▶이태오와는 티격태격하는 친구 사이이면서도 자격지심도 있고 서로에게 열등감도 있었다. 손제혁은 이태오를 '저 못난 놈이 지선우 같은 완벽한 여자를?' 이런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한다. 그래서 이태오와 싸우는 것도 찌질한 싸움이 돼야 했고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만나서 한다는 얘기들도 정말 눈 뜨고 못 봐줄 모습들이었다. 제 아내도 드라마를 같이 보면서 이태오 보면서는 '모질이', 저를 보면서는 '아휴 찌질이'라고 하더라. (일동 폭소)

-손제혁을 연기한 모습을 본 아내 분의 반응은 어땠나.

▶아내는 드라마가 궁금하면 대본을 보기도 하는데, 이 드라마는 어느 순간 안 보게 된다고 하더라. 그만큼 몰입해서 본 것 같다. 한번씩 저를 째려보고 '잘 살아라'라고 말하기도 했다.(웃음)

-'부부의 세계'를 보고 많은 부부들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부부의 세계' 화제성에 대해 실감했는지.

▶여성 분들은 지선우의 감정과 심리에 몰입해서 보시는 것 같고 남성들도 많이 보시는데 어떤 것들이 우리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 있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손제혁과 지선우의 베드신이 화제였다. 베드신 연기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또 이 장면은 '오뚝이 신'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부담스러웠다. 아무래도 노출신이 있기도 하고 작가님 지문에는 여성 주도적인 장면, 서로를 이기려 하고 기싸움을 한다는 내용들이 쓰여 있었다. 또 지선우가 손제혁과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회계장부를 얻기 위해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기에) 도덕적 수치심도 드러나야 했다. 그외에도 육체적인 욕구도 보여야 했는데 그런 점들이 전부 잘 표현된 것 같다. 모두 걱정이 많았는데 다 어렵게 생각해서 그런지 소통이 잘 됐고 한방에 풀린 느낌이었다. 고민한 만큼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뚝이 신'은) '나를 밀쳐?' 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편집이 (반복적으로) 그렇게 되면서 (오뚝이 신이라고)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 우스꽝스러웠지만 손제혁스러웠다.(웃음)

-김희애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소름돋는다. 당연히 연기를 너무 잘 하실 거고, 정말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컸다. 중간에 저도 작품 보는데 정말 완벽하더라. 뒷부분에 가면서 '완벽 이상의 모습이다'라고 감탄했다. 매회가 마지막회같은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유지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갈수록 깊이와 밀도도 깊어지더라. 선배님의 바닷가 신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대사 하나 없고 숨만 쉬는데도 지선우 같더라. '숨만 쉬어도 지선우 같구나' 그런 점에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보면 쉽게 연기하고 넘어가려고 호락호락하게 하려 했던 내 자만심에 큰 깨달음을 주셨다. 정말 존경스럽다.

-드라마를 마치고 김희애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선배님도 종방연 때 걱정했다고 하더라. 다 모르는 배우라, 아는 배우면 감이 있을 텐데 생경한 얼굴이 와서 걱정됐다고 하더라. 그런 걱정을 없애주고 잘해줘서 감사하다 하셨다. 김희애 선배님 입장에선 얼마나 걱정스러울까 했다. 그만큼 다른 배우 분들도 하나하나 너무 잘해주신 것 같다. 각자가 자기 역할을 너무 잘 표현해줬다. 그 일등공신은 모완일 PD님이 아닐까 한다. 현장에서의 어떤 부드러운 카리스마라 해야 할까. 중간에 시청률이 잘 나오면 들뜰 법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유지하시더라. 슬픈 감정신이나 몰입해야 하는 신까지 다 정리해주고 그 장면에 충실하게끔,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해주시더라. 스태프들끼리 너무 호흡이 잘 맞았다. 

-심은우(민현서 역), 이학주(박인규 역), 이무생(김윤기 역) 등 배우들도 함께 잘 됐다. 

▶은우가 굉장히 많이 발전돼서 나와서 좋았다. 가끔 만나서 회포 푸는 사이였는데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준 것 같다. 학주도 알던 사이였는데 시청자 분들이 학주를 제일 무서워 하더라. (웃음) 또 이무생 배우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저도 그런 따뜻한 사랑을 '사랑의 불시착' 때 받아봐서 '기분이 좋겠구나' 했다.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한 것 같다.

<【N인터뷰】③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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