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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슈트 입고 공중부양…'연금술사' 상상은 현실이 될까

산업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2년째…테마 수 6개→10개로 증가
"비현실적·지원금 부족" 지적도…"가능성보다 투자가치에 무게"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2020-05-23 10:00 송고 | 2020-05-23 13:37 최종수정
영화 백투더퓨처2의 한 장면. 공중부양 자동차(위)와 공중 이동 호버보드. © 뉴스1

1990년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백투더퓨처2'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2015년)에서 온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를 다룬다. 당시 영화에서 그려진 미래는 공중 무인 촬영, 지문인식기술, 화상회의, 공중 이동 자동차·보드, 가상현실(VR), 자동으로 끈을 묶는 신발 등이 등장한다. 이 영화가 개봉됐던 30년 전만 하더라도 '황당하다'고 느껴질 만한 기술이었지만, 오늘날 현실로 구현된 기술이 적지 않다.

공중 무인 촬영은 '드론'의 상용화로 현실화됐고, 지문 인식 기술은 일찌감치 개발돼 최근엔 홍채, 정맥 등 각종 바이오인식이 자리잡았다. 화상회의 역시 이제는 전혀 놀라울 것이 없는 풍경이고, VR은 '현실'을 반영한 증강현실(AR)로까지 발전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자동으로 끈을 묶는 신발처럼 여전히 구현되지 못한 기술도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황당'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30년 뒤에는 또 어떤 '첨단기술'이 일상생활을 바꿔놓을까. 30년전 '백투더퓨처'의 '상상'이 황당하게 느껴졌던 것처럼, 아마도 30년 뒤에 구현될 기술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연금술사라는 뜻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연금술사가 금을 만드는 데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것처럼, 당장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로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6개 테마의 연구에 착수한 데 이어 올해신규 테마 10개를 확정해 테마별 지원 과제를 접수하고 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인간 생각 읽어내는 기기, 세포 내 자가 질병 치료까지 

기술전문가 위주로 꾸려졌던 지난해에는 1분간 충전해 6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공기정화 자동차,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 슈트 등 총 6개 테마의 과제를 선정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기술전문가뿐 아니라 공상과학(SF) 영화·소설과 미래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을 다방면에서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테마는 △인간-사물 협업 △증강인간 △장생인간 △교통 △안전 △제조혁신 △탄소 프리 △에코푸드 등의 미래가치에 맞춰 정해졌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브레인 투 엑스'(Brain to X)다. 생각만으로 외부기기를 제어하거나 타인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쌍방향 인터페이스로, 이번 연구를 통해 대용량 뇌신호를 90% 이상의 정확도로 실시간 해독한다는 목표다. 이 기술이 구현된다면 생각만으로 가전제품 등을 제어하는 는 물론이고, 머릿속에 생각한 문장을 뇌 신호를 통해 음성으로 표현하는 '브레인 투 스피치', 일상에서 개인의 뇌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등을 현실화 할 수 있다.

바이러스나 유독가스, 미세먼지를 자동으로 감지해 인체를 보호하는 '스마트 슈트'도 혁신적이다. 다양한 유해환경에서 인체를 보호하면서도 기존의 방호복이나 웨어러블 로봇 등에서 나타났던 무게·착용감의 한계를 극복한다. 이것이 상용화된다면 마스크나 방호복 등을 대체하게 될 터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유전자 자가교정·치유조절 기술도 획기적이다. 기존의 단순한 질병 유발·위험성 진단검사를 넘어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해 생체 내에서 스스로 진단하고 원인을 제거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체내에서 세포 스스로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희귀 난치병 등의 정복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투더퓨처'에서 나왔지만 아직 구현되지 못한 '공중 이동' 기술도 10개 테마에 포함됐다. 하늘을 '날으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표면에서 뜬 상태로 사람이 탑승·조종해 이동할 수 있는 이동수단 '오프 더 그라운드'(off-the Ground)다. 오프 더 그라운드는 육상·해상 등 이동표면의 제약을 극복한다. 험지에서 낙상 등의 추가 사고 없이 부상자를 이송하거나, 일상에서도 개인 이동수단과 레저 등으로 활용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원자 혹은 분자 스케일로 2차원 또는 3차원 형태의 구조물을 형성하는 '분자 레벨 프린터'와 △현장에서 즉각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 있는 'In-Situ' 바이러스 검출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의 초임계 소재, △이산화탄소 배출없이 저가 수소를 대량생산하는 기술,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육류를 만드는 '아티피셜 에코 푸드' 등이 10대 테마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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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지원금 부족" 지적도…"가능성보다 투자가치에 무게"

일각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도 들린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과제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그 규모에 비해 예산은 매우 적은 수준으로 '혁신'을 앞세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예산이 118억원으로 테마당 10억원 내외"라면서 "그러나 프로젝트 기간 총 7년 중 첫 2년은 선행연구 성격이기 때문에 예산이 적은 수준이 아니다. 본 연구에 돌입하게 되면 한 개 테마당 300억~400억원 규모를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가능성보다 '투자 가치'에 무게를 두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추진하는 테마 중 단 하나만 성공하더라도 판도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프로젝트 기간으로 정해놓은 '7년'도 당장 상용화 단계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7년까지 핵심 기술 개발까지 가능하다면 이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길게는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하는 것이다.

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장은 "미국의 '구글 루나 엑스프라이즈'처럼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도전적 R&D를 적극 푸시하고 있다"면서 "실패 확률이 높은 과제 일수록 기업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기반을 다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프로젝트가 성공·실패 여부와 관계없이 그 의미가 퇴색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차 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작은 과제조차 정치적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외는 도전적인 R&D에 대해 최소 10년의 기간은 보증하는 만큼, 우리도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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