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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결혼 미룬 동생 제발 살아있길"…이천 달려온 누나

피해자 가족들 이천의료원 향했다가 다시 현장 대책본부로

(이천=뉴스1) 박동해 기자 | 2020-04-29 23:11 송고 | 2020-04-30 01:16 최종수정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 늦은 시간까지 현장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 늦은 시간까지 현장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38명의 사망자를 낸 이천 물류창고 화재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답답한 마음에 사망자가 이송됐다는 경기의료원 이천병원을 찾았지만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다시 대책본부가 차려진 화재 현장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29일 오후 9시40분쯤 사망자 12명이 안치된 이천병원 장례식장에는 화재가 난 현장에서 일하는 가족과 지인을 둔 약 20명의 사람들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사망자들의 신원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사망자가 가장 많이 이송됐다고 뉴스에 보도된 이천의료원으로 먼저 발길을 향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동안 기다려도 연락이 안 되는 가족들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이들은 속이 타는 마음으로 장례식장 1개 분실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다. 

이천병원에서도 가족들에게 현재 과학수사대에서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어 당장 답을 드릴 수 없음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대기실에 붙여 놓았다. 강력한 화재 불길에 시신의 크게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는데 오래 걸리는 탓이다.  
인천에서 왔다고 밝힌 한 여성 A씨는 "동생이 수십 통의 연락을 해도 받지를 않아 차를 타고 왔고 길이 막혀서 1시간 전쯤에야 도착했다"며 "제발 살아만 있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A씨는 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7월로 결혼을 미뤘다고 했다. 다시 "제발 살아만 있기 바란다"고 말한 A씨는 더 말을 잊지 않았다. 

유족 대기실의 가족과 지인들은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답답함이 가득 차 있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피해자지원 부서 직원들이 '숙소를 구하지 못한 피해자 가족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안내했지만 가족들은 "숙소가 문제가 아니라 대책본부를 만들어서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 가족과 지인들은 사고 현장에 찾아갔지만 화재진압이 이뤄지고 있어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오후 10시10분쯤 경찰과 이천 시청 관계자가 유족 대기실에 들러 '현재 대책본부가 사고 발생지점 인근 체육관에 설치돼 그쪽에서 상황 공유가 되고 있다'고 설명하자 가족들과 지인들은 모두 체육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이날 경기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8시30분까지 모두 3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8명 중상 등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상태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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