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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심수창, 꽃미남에서 입담꾼 변신 "토크쇼 해설 기대해 달라"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20-04-18 07:00 송고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2020.4.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2020.4.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꽃미남 투수'였던 심수창(39)이 입담꾼으로 변신했다. 잘생긴 얼굴 뒤에 감춰져 있던 화려한 언변에 팬들은 벌써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 새출발한 심수창. 그를 만난 것은 지난 16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였다. 출근에 앞서 인터뷰에 응한 심수창 위원은 "회사 가기 싫다"는 말로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는 비애를 공유했다.
심수창 위원은 배명고등학교,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2004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트레이드), 2014년 롯데 자이언츠(2차 드래프트), 2016년 한화 이글스(FA)로 팀을 옮긴 뒤 지난해 친정팀 LG 이적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MBC스포츠플러스의 유튜브 콘텐츠 '스톡킹(스포츠 토크의 킹)'에서 입담을 뽐낸 심수창 위원. 그의 재능을 알아본 MBC스포츠플러스는 정식 해설위원 계약을 제시했다. 그렇게 심수창 위원은 당당히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게 됐다.

한 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인터뷰는 웃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을지 모를 정도로 유쾌했다. 심수창 위원은 현역 시절 자신의 불명예 기록인 18연패,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아내지 못하고 강판한 이른바 '제로퀵 사건', 조인성 두산 베어스 코치와 만든 '헤드록의 추억' 등을 설명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심수창 위원은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의 청백전을 통해 해설위원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를 떠올리자 표정을 바꾸면서 해설위원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2020.4.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2020.4.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제는 해설위원이 됐다. 스톡킹에서 입담을 접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해설위원이 너무 진지하지 않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고, 반반이다. 나는 처음부터 재밌는 해설을 하고 싶었다. 토크쇼처럼 야구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해설을 하려고 했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선수들 전화도 많이 받았다. 재밌다는 선수도 있고, 그렇게 해도 되냐는 선수도 잇었다.

-어떻게 해설을 했기에 그런가.
▶외야수가 홈으로 송구를 한 뒤 앞구르기를 했는데, 그걸보고 '여홍철 송구'라고 했다. 그런 식이다. (웃음) 함께 중계한 정병문 캐스터가 힘들어했다.
(여홍철 교수는 체조 선수 출신으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다.)

-캐스터들과 호흡도 중요하겠다.
▶한명재, 정병문 캐스터만 믿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많이 도와주신다. 정용검 캐스터는 스톡킹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기 때문에 믿음이 있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스타일인 것 같다.
▶예전에 LG에서 뛸 때였다. 경기에서 지고 선수들이 모두 라커룸에서 조용한 분위기였다. 그 때 외국인 투수가 선수단 미팅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경기 한 번 졌다고 가족 중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다운돼 있냐'고 하더라. 그 말에 정말 공감했다.

해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야구가 꼭 진지하기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가 밸런스를 맞춰야하겠지만, 야구를 통해서 웃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16년 동안 그랬고, 어차피 선수들은 진지하게 야구를 한다. 해설까지 진지해야 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야구를 재밌게 해석하고, 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토크쇼 같은 해설이다.

-회사 반응은 어떤가.
▶걱정 하시는 것 같기도 한데. (웃음) 처음부터 저에게 해설위원 제안을 해줬던 PD께서 이런 말을 해주셨다. 100명의 해설위원이 있다면, 나머지 99명과 똑같은 스타일의 해설을 위해 나를 영입한 것이 아니라고. 나만의 재치, 입담을 기대한다는 말이었다.

-인맥이 화려하다. 거쳐간 모든 팀에서 선수들이 스톡킹의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모두 직접 섭외한 게스트라고 들었다.
▶원래 성격이 좀 진지한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과 친해진 것 같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고, 편이 갈리면 중간에서 화해시키는 역할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고맙게도 옛 동료들이 많이 출연해줬다. 스톡킹 처음엔 심재학 해설위원과 함께했는데, 선수들을 초대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다음에 한화 정우람을 초대했다. 그러다보니 일이 커졌다.

-경기 해설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과제일텐데.
▶요즘 계속 출근해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 가장 어렵다. 흘러나오는 화면에 맞춰 설명을 해야 하는데, 말이 빠른 편이 아니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스톡킹은 적성에 맞지만 해설은 전혀 다른 분야다. 내가 추구하는 '토크쇼 같은 해설'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누군가는 '해설이 장난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진지할 때는 진지하게 해설을 할 것이다. 부디 새로운 스타일의 해설이라고 생각하시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②편에 계속…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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