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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었나"…'매출 절벽' 외식업계, 4월 들어 소폭 반등

주류·음식점·카페·패스트푸드 모두 매출 회복세 전환
소비자 63% "외식 늘었다"…산학·업계 "기대 반, 걱정 반"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20-04-20 05:46 송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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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민모씨(28)는 지난 15일 제21대 총선 투표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없어 예약도 받지 않았던 식당 앞에 기다란 대기줄이 생겼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절벽'에 내몰렸던 외식업계에 미약하지만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곤두박질쳤던 외식업 매출과 방문객이 4월 들어 일제히 반등했다.
3월 하루 평균 고객이 65.8% 증발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음식점은 4월부터 전월 대비 20~30%의 매출을 회복했다. 주류 도매업계도 4월부터 업소 공급량이 20%가량 뛰면서 한숨을 돌렸다. 휴업에 들어갔던 카페, 패스트푸드 매장도 4월 들어 절반 가까이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긴 이르다. 업계와 산학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공포심리가 살짝 호전되면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음식점·주류·카페·패스트푸드 "4월 매출 소폭 증가"
20일 <뉴스1>이 자영업 음식점, 카페, 프랜차이즈, 주류도매상, 패스트푸드 등 수도권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4월1일부터 15일까지 집계된 매출이 전월 동기(3월1~15일)보다 최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지하 식당가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대기줄'이 등장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모씨(55)도 중단했던 '예약제'를 다시 도입했다. 한씨는 "4월부터 점심에 만석이 될 정도로 고객이 늘었다"며 "3월보다 매출이 20%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신길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도 "3월에는 매출이 평소보다 80~90% 줄었지만 4월에는 60~70% 수준으로 그나마 나아졌다"며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2~3월 두 달 연속 매출이 떨어지다가 겨우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았던 주류업계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주류 3000여종을 취급하는 한 대형 주류도매업자는 "4월 첫째 주부터 맥주·소주 공급량이 3월보다 확연하게 늘어났다"며 "매출로 보면 10~20%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류도매업자도 "4월 초에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일부 공급량이 줄었다"면서도 "감소분을 고려해도 전체 공급량은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월 70여 매장이 휴업했던 이디야커피는 4월16일 기준 30여 매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이디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 속도가 감소하면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폴 바셋 관계자도 "4월부터 매장 방문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3월까지 매장 방문이 급격하게 줄고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많아졌지만, 4월부터 차츰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음식점 입구에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3.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음식점 입구에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3.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소비자 63% "3월보다 외식 빈도 늘었다"

뚝 떨어졌던 소비 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직장인 조모씨(29)는 "3월에는 대부분의 약속을 취소하고 외식이나 저녁 술자리도 자제했지만, 4월부터 외식이 확연하게 늘었다"며 "체감상 5배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심모씨(38)도 "공식적인 외부 미팅이 3월에는 5번이었지만 4월에는 9번으로 늘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날씨도 풀리면서 (외식에 대한) 거부감이 꽤 느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걱정 반, 기대 반" 외식업계…"긴장 늦출 수 없어"

업계와 산학계는 4월에 찾아온 '매출 반등'을 걱정 반, 기대 반의 눈길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출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집단 감염'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대기줄이 다시 생기거나 방문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그만큼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며 "집단 감염 사례가 한 건만 터져도 다시 혹한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도 "4월부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에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함께 소비를 위축시켰던 '코로나 공포 심리'가 완화된 것 같다"며 "4월에 들어서면서 외식업 매출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조금 완화됐을 뿐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고객수 증가가 또 다른 집단감염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국내 음식점 및 프랜차이즈 600곳을 대상으로 '제6차 외식업계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13일 발표한 '제5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95.2%의 일평균 고객이 65.8% 급감했다. 제6차 실태조사는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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