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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토막살인' 장대호 2심도 사형 면해…무기징역 유지(종합)

모텔 투숙객 살해한 뒤 시신 절단 뒤 한강에 유기 혐의
"누구라도 사형선고 정당하다 인정할 사정 단정 어려워"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박승주 기자 | 2020-04-16 11:58 송고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대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대호/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른바 '한강 토막살인'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장대호(39)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는 16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장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사전에 계획해 실행한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도 일반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범행 수단과 방법이 잔혹할 뿐 아니라 범행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범행을 치밀히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사체도 절단하고 은닉함으로써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형에 처할 특별한 사유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경위를 알리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스스로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자수·자백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 태도에 화가 나서 이를 억제 못하고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사정만으로 살인은 정당화 안 된다"면서도 "타인과 유대관계와 상호작용이 없는 고립된 생활로 인해 자기중심적 사고로 심리적·물리적 괴롭힘에 강한 분노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사건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했지만 처음부터 이를 치밀하게 계획하기보다는 피해자에 대한 분노의 감정으로 살해한 후 이런 범행으로 나간 것으로 보여진다"며 "당심에서 비록 충분하지 않지만 유족들에게 잘못했다고 사죄의 의사 표시를 하고, 과거 다른 유형의 범죄로 벌금형 1회 처벌 전력만 받은 것은 유리한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양형 조건과 사형 선고를 위한 요건과, 중대범죄 사건의 일반적 양형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해 엄중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지만,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의 박탈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누구라도 인정될 만한 객관적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선고가 끝나자 유족은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라며 "잘 X먹고 잘 살아라"라며 소리를 질렀다. 기자들에게 "따라오지 말라"며 "더 죽어야지 정신차리지"라며 재판부의 선고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살해 후 사체손괴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장씨는 지난해 8월8일 서울 구로구 소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씨(32)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장씨가 시신을 유기한 같은달 12일 오전 경기 고양의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이 한강 수색작업 5일째인 8월16일 오른팔 부위를 발견하면서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장씨는 다음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A씨가 반말과 함께 자신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고 배를 때린 뒤 숙박비를 내지 않으려고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이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것"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도 않고 합의할 생각도 없다.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는 막말로 공분을 샀다.

2심 최후진술에서도 장씨는 "슬픈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슬픈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며 "저는 세월호 때에도 슬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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