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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못다 이룬 '정치 10단'의 꿈…'문풍(文風)'에 좌절

"문 정부 지원, 전남대통령 만들기"호소에도 표심 냉랭
DJ 측근 계속 당선된 목포에 세대교체 바람 불지 관심

(목포=뉴스1) 김영선 기자 | 2020-04-16 07:00 송고
박지원 민생당 목포 후보가 9일 목포 비파아파트 앞에서 유권자를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지원 캠프 제공)2020.04.12
박지원 민생당 목포 후보가 9일 목포 비파아파트 앞에서 유권자를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지원 캠프 제공)2020.04.12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이 21대 국회의원 선거 목포에서 거센 '문풍(文風)’을 만나 민주당 김원이 후보에게 패하면서 '5선의 꿈'을 접었다. 

박 후보는 광주·전남에 민주당 바람이 불어 18석 석권이 예상될 정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선거 막판까지 목포가 최대 격전지가 될 만큼 곳곳을 누비며 "마지막으로 목포를 위해 일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정권안정'과 '세대교체론'을 넘지 못했다.  
전남 진도 출생인 박 후보는 미국 LA를 거점으로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뒤 1970년대 미국 망명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에 발을 디뎠다. 이후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4년간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비서실장 등을 역임, DJ의 복심으로 통했다.  

목포에서는 18~20대까지 그리 어렵지 않게 내리 3선(목포 3선은 최초)을 했다. 민주당·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 당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역임했다.   

박지원은 '정치 9단, 청문회 9관왕, TV라디오 스타'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정치인으로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그동안 국정을 넘나드는 광폭 행보와 함께 목포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다는 평가다.  
1년 52주 중 50주 이상을 금요일에 지역구 목포에 내려가 월요일 새벽에 여의도로 돌아오는 '금귀월래'를 12년 동안 실천해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기도 했다.   

박지원은 이번 선거에서 "목포를 '정치 1번지'에서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일자리 창출'과'예산 확보' 등을 내세웠다. 또 "지금까지 민주당 그 누구보다도 더 문재인 정부를 지원했고, 문정부 성공과 이낙연의 대권을 위해서도 제가 필요하다"면서 "호남정치를 위해서도 박지원을 '씨종자'로 살려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표심은 냉랭했다. '고령'이라는 점이 '세대교체론'에 발목을 잡혔고, 거센 '문풍'에 목포발전과 예산확보에 관록이 필요하다는 인물론도 빛을 잃었다. 

목포는 김 전 대통령이 1963년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1967년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곳이다. 이후 권노갑, 한화갑, 박지원 등 측근이 당선됐고 김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인 김홍일 전 국회의원도 2차례 목포에서 금배지를 달았을 정도로 DJ에 대한 영향과 향수가 짙다.  

따라서 목포에서 박지원의 5선 좌절이 DJ측근들이 물러나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당선된 김원이 등 젊은 세대가 호남정치와 지역발전을 이끌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결과는 '인물론' 보다는 60%가 넘는 민주당 지지층의 문 정권 안정을 바라는 열망이 목포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이라면서 "누가 뭐라 해도 박지원 의원이 목포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많고, 앞으로도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sun1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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