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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이어 코로나에도 구충제?..."실험실과 사람 몸은 천지차이"

"단순히 실험실 내용…절대 복용해선 안돼"
"아직 동물 시험도 들어가지 않은 단계…부작용 확률 커"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04-06 21:53 송고 | 2020-04-07 00:23 최종수정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호주에서 구충제 이버멕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소멸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함부로 복용해선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구실 내 실험일 뿐 인체에서 코로나19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버멕틴 관련) 호주의 연구논문을 검토해 봤다"며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서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임상 적용에는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단계에서의 제언이지, 임상에서 검증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 유효성이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카일리 왜그스태프 호주 모니쉬대 생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시키자 48시간 내 모든 유전 물질이 소멸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 태국에서 진행된 댕기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3상 시험에서 임상적인 이점은 없었으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어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가치는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 원장은 "특정 질환에 대한 약효를 검증하는 방법은 인체를 대상으로 한 단계별 시험과정을 거친 후에 사람에게 쓰는 것"이라며 "다른 질병에서 시험한 것은 별 의미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해당 약물이 인체에서 반응하는 것과 실험실 배지에서 배양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것은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선택된 것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는데 단순히 실험실에서의 내용이다"라며 "혹시 약품을 약국에서 구입한다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한 약사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이버맥틴은 사람용이 아닌 동물에 쓰이는 약"이라며 "이버맥틴 뿐 아니라 다른 성분도 섞여있어 절대 복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동물시험도 들어가지 않은 단계라 만약 연구를 진해돼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서 "이 구충제는 체내 흡수율이 낮아 만약 효과가 있어도 용량을 높여야 되는데 그러면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버멕틴이 임상시험에 들어가도 입증이 쉽지 않고 성공 확률도 적다. 임상시험은 대조약과 실험약을 비교해서 약의 효과를 비교 하는데, 보조 요법으로 쓰일 경우 효과가 있다고 단정짓기 힘들다.

보조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할 경우 표준 치료에 구충제를 더해 처방할 텐데 이런 경우 치료 효과가 표준 치료 때문인지 구충제의 효과인지 판단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임상에 들어가는 물질 50개 중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신약승인을 받는 후보는 1개 수준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치료제로써 효과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한편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폐암 구충제 사태에도 그렇고 국민들이 의사와 식약처를 믿지 못하시는 이유가 아무래도 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얻기 힘들어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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