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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학생은 왜 해열제를 20알이나 필사적으로 먹었나?

유학생들 "한국에서 치료받기 위한 목적" 입 모아
최근 유학생 논란 잇달아…전체 비난 이어질까 우려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0-04-06 05:11 송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입국자가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역확인증을 들고 별도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3.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거주 유학생들의 귀국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열제 복용 후 입국검역대를 통화한 사례가 잇달아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유학생들은 해열제 복용 원인에 대해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부의 일탈이 전체의 비난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캔자스에서 입국한 10대 유학생은 인천공항 입국 전인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비행기 탑승 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를 20정 정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유학생은 미국 내 탑승 전 발열검사대를 통과했고 25일 인천공항 입국 검역대 역시 빠져나왔다. 그 뒤 부산 자택으로 이동한 뒤 다음날 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비행기에 탔던 승객 20여명은 뒤늦게 접촉자로 분류됐다.

또 제주도에서는 지난 2일 영국에서 유학 중인 20대 유학생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 종합감기약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 유학생은 입국 과정 문진표 작성에 종합감기약 복용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결국 무증상으로 검역대를 통과했고, 제주공항까지 도착했지만 공항 내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검사를 진행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같은 사례가 잇달아 발생한 것에 대해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치료받기 위한 목적"이라며 입을 모았다. 유학생들의 경우 현지 건강보험에 취약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치료비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 동부에서 입국한 유학생 A씨(25)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평상 시 영주권자도 한국 의료보험을 계속 내고 있으면 한국에서 치료받는 게 훨씬 이득"이라며 "오죽하면 한국은 비행기값에 체류비, 진단비까지 다 합쳐도 미국에서 치료받는것보다 싸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몸상태를 보고 이미 증상을 확신했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에 무사히 돌아가면 치료를 받기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무리하게 해열제를 복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산시가 공개한 확진자 동선에 따르면, 해열제를 복용한 유학생은 이미 지난달 23일 기숙사에 머물 당시부터 열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현된 상태였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보건당국에 따르면, 강남구에선 3월에만 17명의 해외 접촉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11명이 유학생이다. 서초구는 9명 중 6명이 유학생이다. 대표적인 부촌으로 자녀를 유학보냈거나 해외에서 사업하는 주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해외 유입 사례가 확산됨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할 방침이다. 2020.3.3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달말 미국 동부에서 입국 예정인 유학생 B씨(25)도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확진판정을 받아도 바로 치료를 받을 환경이 아니"라며 "중증 위주의 치료부터 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치료를 받기까지 상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최근 해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부적절한 행태를 인정하면서도 전체 유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 악화의 한 원인으로 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앞서 강남구 거주 한 미국 유학생은 입국 후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유증상 상태로 4박5일간 제주여행을 다녀와 논란이 일었다.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 중인 C씨(29)는 "외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 들어온 뒤에도 대부분 자가격리를 하며 최대한 피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일부 유학생 때문에 비난받는 것은 알지만 단순히 외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유학생이 확진자 증가의 한 원인으로 치부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최근 치솟는 한국행 비행기값과 한국 내 해외 입국자 검역 강화 등으로 귀국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 및 자가격리 지침을 강화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방역기준을 확대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부터는 한국행 모든 탑승자를 대상으로 37.5도를 넘는 경우 탑승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해열제 복용 후 입국 등 부정입국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자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역조사 과정에서 거짓 서류를 제출하고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될 경우 검역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경우 가족이나 지인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어 사후 적발이 가능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해열제 복용 후 비행기 탑승 전과 탑승 후, 기내는 물론 도착 후 이동 중 그리고 자가격리 중 접촉한 사람들에게 큰 위험이 되고 전파 연결고리를 모르는 확진사례의 빌미를 줄 수 있다"며 "법령에 따라 일벌백계해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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