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판호는 막혀있는데"…국내 매출 '톱20'중 중국 게임만 7개 '싹쓸이'

국내 게임사 11개와 비등한 수치…질롱·릴리스는 10위권
中은 판호조사 강화…"국내 게임 보호 조치 필요" 목소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0-03-31 07:00 송고 | 2020-03-31 09:26 최종수정
국내에서 장기 흥행 중인 중국 게임사 릴리스의 라이즈 오브 킹덤스. © 뉴스1
국내에서 장기 흥행 중인 중국 게임사 릴리스의 라이즈 오브 킹덤스. © 뉴스1

'수출길'은 막힌 상황에서 중국 자본의 '러시'는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 게임사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국산 게임 위기론', '국산 게임 보호' 등의 목소리도 차츰 높아지는 모양새다.

31일 모바일 데이터·분석 플랫폼인 '앱애니'가 발표한 모바일 게임 매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소비자 지출 기준 상위 20개 게임사 중 7개가 중국 게임사였다.
8위의 질롱 게임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릴리스(9위), e펀(13위), X.D. 네트워크(15위), 준하이(16위), 4399(18위), 추앙쿨(19위) 등이 20위 이내에 포함된 것.

이는 국내 게임사 수와도 비등한 수치다. 이 순위에서 국내 게임사는 엔씨소프트(1위), 넷마블(2위), 넥슨(3위·일본법인 분류), 카카오게임즈(4위), 펄어비스(5위), 게임빌(7위), 네오위즈(9위), 선데이토즈(11위), 웹젠(12위), 플레이위드(14위), NHN(17위) 등으로 11개였다. 아직까지는 1~5위까지를 내주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상위권에 많이 포진하는 등 중국 게임사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해를 갈수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게임은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컸다. 국내 게임을 비슷하게 따라하는 경우가 잦았고 그마저도 게임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선정적이거나 과대 포장된 광고 등으로 '낚시'를 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는 사례였다.

하지만 몇 년간 중국 게임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중국 내부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자본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더 많은 투자로 게임의 질을 높이게 된 것이다.

배우 김유정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중국게임 AFK 아레나. © 뉴스1
배우 김유정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중국게임 AFK 아레나. © 뉴스1

게임 자체에 대한 완성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유저들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이질감 없는 한글화와 유명 국내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섭외하는 등의 전략으로 '중국 게임'이라는 인식 자체도 옅어졌다.

최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를 봐도 'AFK 아레나'(릴리스) '라이즈 오브 킹덤즈'(릴리스), 기적의 검(4399) 등의 중국 게임이 꾸준한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게임의 중국 판로는 여전히 꽉 막혀 있다. 중국 내 게임 유통 허가권인 '판호'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이 심화된 2017년 3월부터 지금까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당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올 3~4월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호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기대감은 낮아졌다.

오히려 최근들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우회로'마저 막아버리면서 국내 게임사의 입장은 더욱 답답해졌다. 중국은 최근 애플 앱스토어로 출시하는 게임에 대해서도 판호 제출을 의무화했고, 심지어 기존 출시작에 대한 판호 감독도 강화했다. 국내 게임에 대한 수출길을 한 번 더 차단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도 비제도적 장벽 등을 통한 보호조치를 취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3N 같은 큰 회사들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게임업계는 더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비제도적 장벽'을 통해 자국 게임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고려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