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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역대전적 4대4 '영등포을'…김민석vs박용찬vs이정현

대표적 경합지…부유층과 서민층 공존하는 진짜 정치1번지
'강한 여당' vs '정권 심판' vs '경험 경륜'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정윤미 기자, 윤다혜 기자 | 2020-03-31 05:30 송고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 이정현 무소속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 이정현 무소속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영등포을'은 종로와 함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를 포함하는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매번 선거 때마다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등포을'은 대한민국 대표 정치·경제의 중심지인 여의동(여의도)과 뉴타운이 들어선 신길동(신길3동 제외), 다문화 가정이 많은 대림동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고소득층 거주 지역인 여의도와 서민 주거지가 집중된 신길·대림동이 섞여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영등포을'은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정치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경합지역)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13대 총선 이후 보수와 진보 성향의 후보가 각각 두 번씩 번갈아가며 당선됐다. 현재 스코어 '4대4'다.

이번 4·15 총선에서는 여의도와 신길 일대의 재건축 바람과, 영등포를 관통하는 신림선과 신안산선의 착공 등이 '영등포을'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은 상수(常數)가 된 지 오래다.

'영등포을'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 이정현 무소속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민석 후보는 20년 만에 '3선'에 도전하고, 박용찬 후보는 이번이 정치 첫 도전이다. 이정현 후보는 서울에서 처음 출사표를 던졌다. 관건은 '보수 단일화' 여부다.
뉴스1의 '영등포을' 동행취재가 진행된 30일, 세 후보는 신길동과 대림동 공략에 집중했다. 선거 초반, '밑바닥 민심'부터 잡겠다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앞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앞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민석 "돌아온 정치신인…영등포를 일등포로"


이날 오전 신길역 1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는 김민석 민주당 후보의 옆에는 부인 이태린씨가 함께 했다. 김 후보와 이씨는 지난해 말 결혼식을 올린 '신혼'이다. 두 사람은 "유세가 곧 데이트"라고 했다. 이들의 손에는 결혼반지 대신 '코로나19' 소독용 분무기가 들려 있었다.

김 후보는 20년 전 이곳에서 '30대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 낙선 등의 모진 풍파를 겪었던 김 후보는, 현역인 신경민 의원과의 치열한 당내 경선 끝에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인지 김 후보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돌아온 정치신인'이었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게 다소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여의도 공략 방법에 대해 "여의도가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예전에 (여의도에서) 40% 넘게 득표한 적도 있었다"면서 "(이곳에) 저의 올드팬들이 많다. 여당 내에서는 비교적 중도층과 보수층의 표심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판세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언제든 '1대1' 구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와 이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하더라도, 보수의 표는 하나로 모인다고 보고 있다"며 "항상 서울 선거는 '1대1'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재난극복소득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등 합리적인 정책 방안을 제시한 적 있다"면서 "국회에 입성하면 당내 정치보다도, 여러 분야에서 영등포 발전을 위해 정책 중심으로 활동하고 싶다. 이를 통해 영등포를 '일등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강한 여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길역에서 만난 이모씨(69)는 "코로나 같은 위기에는 여당을 밀어줘야 한다"고 했으며, 신길뉴타운에 거주하는 김모(30)씨는 "신림선 건설과 재건축 등의 마무리를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풍역 지하도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풍역 지하도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용찬 "영등포 토박이…통합당으로 정권심판"


박용찬 통합당 후보는 자신이 영등포에서만 45년을 살아온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박 후보는 영등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왔다. 심지어 직장까지도 여의도(MBC 기자)였다. 영등포에서만 '반세기'를 살아온 만큼, 누구보다 열정과 애정이 많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차분하고 조용한 선거운동을 지향한다. 박 후보는 이날 아침인사를 진행한 신풍역 3번 출구에서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으며 유권자들과 눈인사만 나눴다. 대신, '유권자들에게 더 다가가겠다'는 뜻을 담아 피켓을 둥근 타원형으로 만들었다.

박 후보는 제1야당을 대표해 나온 만큼, '정권 심판' 얘기를 먼저 꺼냈다. 박 후보는 "이곳에는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신길동과 대림동의 자영업 상황이 처참하다"며 "전반적인 민심은 문재인 정권은 안 되고,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는 열망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정현 후보 출마로 인한 보수 표 분산 우려에 대해선 "이 후보의 등장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당혹해 한다"며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세력인 통합당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영등포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자신했다.

상대적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신길동과 대림동을 위한 맞춤형 공약으로는 '혁신교육타운'을 내걸었다. 박 후보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바우처를 제공해 저렴한 가격으로 강남 8학군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며 "영등포를 '신(新)교육 1번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지지층은 주로 '정권 심판'을 주문했다. 신길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70대 남성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이 나라가 똑바로 돌아가는 게 없다. '2번'을 찍어야 한다"고 했으며, 한 50대 남성은 "이번에 당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통합당으로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정현 무소속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15 총선 서울 영등포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정현 무소속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 사거리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정현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영등포를 강남처럼"


이정현 무소속 후보의 하루는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한 이후 새벽 5시부터 시작한다. 홀로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훑으며 주민들과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림3동 사거리에서 진행된 출근길 인사에서도 이 후보의 옆에는 평소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지키고 있었다.

이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을 떠나 서울에서 치르는 첫 선거다. 당초 종로 출마를 노렸지만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출마 소식에 이곳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난관을 자신의 최대 강점인 친근함을 바탕으로 돌파하려는 듯, 이 후보는 내내 바삐 움직였다.

이 후보는 "대림동에 호남 출신 유권자 분들이 많다. 난 농담으로 '통역 없이 대화가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며 "유권자들을 대면해 보면 정권심판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동안 보수 정당이 많이 사랑받지 못했던 대림동에서 이번에 확실한 사랑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후보는 영등포를 다시 서울의 중심으로 만들어 '옛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영등포와 종로, 강남을 3축으로 잇는 '그랜드플랜'이 서울에 필요하다"며 "그동안 낙후된 영등포를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그랜드플랜'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을, 그리고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통합당)의 당대표를 지낸 이 후보는 박용찬 후보와의 차별점으로 '경험'을 꼽았다. 이 후보는 "지금 같은 국난에선 경험 많은 내가 할 일이 많다. 경륜 있는 저에게 (보수)표가 쏠릴 것"이라고 했다.

유권자들이 느끼는 이 후보의 장점 역시 '친근함'이었다. 대림동에서 25년간 거주한 4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새벽부터 밤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신다. 발로 뛰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신길동에 부동산을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인물은 이정현"이라고 전했다.


sesang22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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