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흔들리는 용액 속에서 결정을 10배 빨리 만들기 성공

IBS, 용액 결정화 촉진하는 새 요인 발견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2020-03-25 12:00 송고
전해질 고분자와 흔들림의 상호작용을 통한 결정의 성장 개념도(IBS 제공)© 뉴스1
전해질 고분자와 흔들림의 상호작용을 통한 결정의 성장 개념도(IBS 제공)© 뉴스1

국내 연구진이 흔들리는 용액 속에서 결정을 10배 빨리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연구팀이 이온성 고분자가 포함된 용액의 ‘흔들림’이 성장하는 결정에 충격(mechanical disturbance)을 줘 결정화를 촉진함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용액 속 물질이 결정화할 때 외부 충격을 적게 받을수록 큰 결정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진 기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결정화는 씨앗인 핵이 우선 만들어지고 그 씨앗이 점점 성장하면서 진행된다.

큰 결정을 빠르게 얻기 위해서는 성장 중에 큰 결정이 더 크게 뭉쳐지는 ‘오스트발트 숙성(Ostwald ripening)’이 잘 일어나야 한다.

성장 과정 중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작은 결정이 여러 개 만들어지고 큰 결정은 성장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온성 고분자가 녹아 있는 용액에서 전혀 반대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용액 속에서 소용돌이를 만들어 충격을 주자 오히려 결정화가 빨라진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이온성 고분자가 결정으로 만들 물질 대신 용매를 흡착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IBS 제공)© 뉴스1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IBS 제공)© 뉴스1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교신저자)는 “결정 성장은 목표로 삼은 물질만 남기고 용매를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온성 고분자가 포함된 용액에 흔들림을 주면 회전력 뭉쳤던 고분자를 펴면서 고분자 사슬이 용매를 더 잘 흡착하는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온성 고분자를 포함한 용액에 회전력을 가하면서 결정화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보다 최소 10배 이상 빨리 결정이 자랐으며, 성장속도는 회전속도와 고분자의 길이에 비례했다.

또 20개의 유·무기물질과 단백질 등의 결정화를 시도했는데 새로운 방식을 쓰자 용매의 종류와 상관없이 결정 성장이 촉진됐다.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새로운 결정화 방법은 추가 연구를 거쳐 향후 신약개발이나 화학 공정에 적용되면 기존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이번 연구는 유체역학과 고분자 화학, 결정학 등을 망라한 융합 연구로, 가설 증명 과정이 새로운 법칙으로 확립된다면 학제 간 융합 연구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 판에 지난 4일 게재됐다.


memory444444@nate.co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