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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케임브리지大 교수 "IMF·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전시상황"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0-03-19 09:34 송고 | 2020-03-19 11:32 최종수정
코스피 지수가 지난 18일 10년 만에 '1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지금이 IMF때나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증시 추가폭락, 집값하락 등 큰 충격이 닥칠 것으로 우려했다.  © News1 황기선 기자

경제전문가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1998년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전시상황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장 교수는 이번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거의 무한대로 돈을 푼 양적팽창의 후유증이 '코로나19'라는 뇌관에 의해 터졌다며 "옛날처럼 돈을 풀어서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줘도 나가 쓸수 없는 상황이다"며 이를 잘못된 처방으로 보면서 우리나라도 "현금지급보다는 세금감면 등의 방식과 국채발행을 통한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하준 교수 집안은 내로라하는 '수재집안'으로 유명하다. 장 교수 동생은 장하석 런던대 교수 겸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사촌형은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학원을 나온 장하성 전 청와대정책실장(현 주중대사)이다.

◇ 코로나경제위기, 2008금융위기 양적팽창으로 땜질한 후유증


장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미 (1998년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게 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장 교수는 이번 위기가 코로나19 한가지로 빚어진 일이 아니라며 "2008년 국제 금융 위기를 잘못 처리해 문제가 더 커졌다"며 "코로나는 뇌관이고 밑에 쌓여 있는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즉 "2008년 금융위기 때 제도 같은 개혁은 제대로 안 하고 자본주의 역사상 없는 저금리에다가 무슨 양적 팽창이니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돈을 막 물었다"며 "그게 금융 기관에만 가고 실물 경제에는 잘 돌아오지 않았고 금융 시장에 거품이 확 끼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가 뇌관을 터뜨렸다"는 것.

따라서 "옛날처럼 돈 풀어도 해결이 안 된다"며 "돈을 풀면 뭐하나, 나가서 사람들이 돈을 쓸 수도 없는 등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 집값 폭락 등 IMF 때보다 더 심각할 듯, 증시바닥 아직 멀었다

진행자가 "1998년 IMF 때는 우리나라 집값이 3분의 1토막까지도 났었다, 전체적인 실물 경기가 추락했는데 그때보다 더할 수도 있다는 것인지"를 묻자 장 교수는 "그렇게 보고 있다"며 "특히 미국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해가지고 부채가 엄청 많이 늘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금융시장 교란이 오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타이밍에 이 것이 터졌다"고 했다.

또 장 교수는 주식 시장이 10년 전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바닥이 아니라며 "더 밑으로 갈 것이다"며 "미국 연준위에서 이자율을 거의 제로로 내린다, 몇조 달러를 푼다 이래도 한 2시간 지나면 주식시장 다시 떨어졌다"는 점 등을 전망의 이유로 들었다.  

◇ 트럼프 돈 풀어봤자 뭐하나, 나가 쓰지 못하는데…연말 돼야 회복이고 뭐고 그래도 V자회복 힘들어

장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성인에게 1000달러씩 지급' 정책의 효율성을 의심했다. 그는 "실물 경제 자체가 돌아가지를 않으니까 트럼프가 1000불씩 나눠주겠다, 쇼핑 쿠폰 보내겠다고 하는데 보내면 뭐합니까? 나가서 쓸 수가 없는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돈을 주면 어느 정도는 쓰겠지만 (미국이) 한국같이 택배가 잘돼 있는 것도 아니기에 (쓸 환경자체가 안 돼 있다)"고 입맛을 다셨다.

장 교수는 "일부 경제학자들은 한 3개월 지나면 괜찮지 않겠냐는데 저는 그렇게 안 본다"며 "아무리 V자로 회복이 된다고 할지라도 미국, 영국 이런 데 병이 잡히려면 최소한 연말까지는 가야 (회복세를 보일까 말까다), 그다음에 V자도 되지도 않겠지만"고 향후 경제전망을 매우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 현금보다 세금· 전기값 감면, 기업 임금보조 등이 효과적…재정건전성 타령할 때 아닌 준전시상황 

장 교수는 우리나라 정치권 논쟁거리인 '재난기본소득'처럼 국민들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보다는 간접지원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짜 사람들을 도와주려면 기본 생활에 필요한 비용들, 집세라든가 전기값, 수도값, 세금감면 등 그런 걸 도와줘야 된다"고 한 뒤 "기업들이  사정이 안 좋아서 해고해야 될 인원들을 해고 안 하고 데리고 있으면 그 임금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서 보조를 해 준다든가"고 구체적 방법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총노동인구의 약 25%로 유럽(15%), 미국(7%미만)보다 엄청 높기에 자영업자 대책이 굉장히 시급하다"며 "(국민들, 자영업자들에게) 세금이 됐건 기본적인 공과금이 됐건 그런 걸 깎아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행자가 "국채 발행 통해서 자금 충당하면 국가 채무 비율 올라가고 재정 건전성 타격 입을 수 있다"고 하자 장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 재정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건전하다, 우리나라 국채 비율이 국민 소득 대비해서 40% 좀 넘는데 유럽 대여섯 개 나라 빼고는 우리나라 제일 낮다"며 "지금은 거의 준전시인데 그렇게 보고 행동하면 재정 적자 좀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다"고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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