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신건강 '빨간불'…"절친 1명은 만나자"

철저한 방역조건에서…SNS 일상공유로 단절스트레스 극복
가족 함께 긍정 활동 늘리고…독거노인·한부모 자녀에 관심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박종홍 기자 | 2020-03-16 13:18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휴일인 15일 오후 서울역이 이용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3.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휴일인 15일 오후 서울역이 이용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3.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둘을 둔 워킹맘 장모씨(4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개학 연기 등의 이유로 지난달부터 3주 넘게 재택근무를 하며 자녀들을 돌보고 있다.

장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사회적 격리가 어쩔 수 없다는 것도 가족 모두가 힘들다는 것도 알지만 개인적으로 '갇혀 있다'는 것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되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회적 격리에 따른 시민들의 심리적 불만과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신건강의학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가족 등 선별적 접촉과 현재를 즐기는 긍정적 활동을 통해 잘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연세신경정신과 원장)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누군가와 공감·소통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이런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단절되면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이를 극복할만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쉬운 대안으로 온라인 소통을 제안했다. 손 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전화·영상통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소통"이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며 단절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선별적 오프라인 만남도 권했다. 손 원장은 "가까운 지인 1명 정도와의 만남과 소통은 사회적 격리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다만 사람이 많지 않을 곳에서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하게 개인 방역을 한 뒤 만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종로 지역에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튿날인 21일 서울 종로구 종각지하쇼핑센터가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종로 지역에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튿날인 21일 서울 종로구 종각지하쇼핑센터가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불안한 상황을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역설적이지만 불안하고 불확실한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막연한 기대를 갖기보다는 자신이 지켜나가야 할 것들을 해나가야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개인 시간이 확보되는 긍정적인 점도 있다"며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이런 긍정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관계를 더 돈독할 수 있는 식사, 대화, 산책 등을 하거나 개인 학습, 일기 쓰기 등 개인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단절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불안을 자극할만한 정보 확인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조 교수는 "코로나 관련 소식을 하루종일 접하다 보면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오전, 오후 잠깐 정보를 확인하는 식으로 시간을 정해 정해진 양만큼 접해 우울하고 불안한 정보를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코로나19 관련 스트레스 해소법은 보건복지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에서 권장하는 마음챙김 내용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장 우려되는 건 독거 노인이나 한부모가정 자녀 등 사회적 격리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대상들이다. 손 원장은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도움을 주려고 찾던 분들의 발길마저 끊겨 사회적 격리가 심화돼 우울 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단 1명이라도 이런 분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완화될 수 있으니 지자체나 시민단체, 이웃들이 한번씩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스스로도 방역을 철저히 한 선에서 산책 등 신체활동을 통해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방역당국에서도 구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 원장은 "당국이 수급 상황에 따라 마스크 관련 대책에 변화를 줬던 것처럼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시민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jh7@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