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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카드 접고 황교안 체제로…종로도, 전국선거도 뛰어야

김종인, 민주당 때 만큼 파괴력 없다…당내 의견에 영입 철회
황교안-박형준-신세돈 체제 영향력 시험대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2020-03-16 12:31 송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4·15 총선을 30일 앞둔 16일 미래통합당이 황교안 대표의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출범했다. 당 외연확장과 쇄신의 상징으로 기용하려던 '김종인 카드'는 장고 끝에 결국 접기로 했다. 대신 보수통합에 기여한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로써 황교안 선대위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황 대표 본인이 서울 종로 선거구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맞서는 동시에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중도층 지지 확산을 위해 영입 시도한 김종인 카드의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상임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입장문 통해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애초 김 전 대표는 황 대표와의 공동 선대위원장직까지는 수용하려 했지만 통합당에서 2명 이상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하면서 김종인 선대위는 어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다시 이야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공동선대위원장에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15일) 황 대표에게 돌연 선대위원장 수락 불가의사를 밝혔다.

최고위원회에 따르면 통합당 내부에서는 종로에서 출마한 황 대표가 김 전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성하면 사실상 지원 유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는 김 전 대표를 내세우고, 권역별 혹은 기능별 공동선대위원장을 임명해 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6.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통합당이 막판 김종인 선대위 구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은 김종인 체제가 중도층 견인력이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김종인 카드를 쓴 것이 주효했지만 현재의 통합당 위치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당내 의견이 많았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3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 1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대표의 통합당 선대위 합류시 '통합당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53.9%였다.

통합당은 민주당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 전 대표를 영입하면 당의 이미지 쇄신 등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김 전 대표가 애초 통합당이 바랐던 중도층을 흡수할 만큼의 영향력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이미지 쇄신 및 수도권 중도층 흡수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통합당에 안간다고 해서 통합당이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김 전 대표의 강점은 민주당에서 총선을 이끌었던 사람이 통합당에 간다는 것 말고는 뚜렷한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표 영입을 두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수정 가능성과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등 당 공천관리위원회와의 갈등을 빚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면서 양측 모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스러 감염증(코로나19)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터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총선을 30일 앞두고 선대위가 구성됐지만 종로 출마에 나선 황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통합당은 황 대표와 함께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박 교수는 보수통합과정에서 혁신통합추진원회 위원장 역할을, 경제통인 신 교수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왔다.

그러나 황 대표를 제외하면 인지도 측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이낙연 전 총리 선대위원장 등과 맞대결에서 어느정도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유승민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중도층 지지를 이끌어낼 확실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로 표본을 추출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무선전화조사 100%)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4.0%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부여(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방법을 적용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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