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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바로 그곳 택한 홍준표…반기는 한명은?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0-03-12 09:42 송고 | 2020-03-12 10:13 최종수정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설 곳으로 보이는 대구 수성을 지역은 '수성못'을 중심으로 한 역사 깊은 곳이다. 특히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 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설 곳으로 보이는 대구 수성을 지역은 '수성못'을 중심으로 한 역사 깊은 곳이다. 특히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 뉴스1

미래통합당이 '완전 석권'을 노리고 있는 21대 총선 대구경북 판세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많은 뉴스거리를 몰고 다니고 있는 '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손에 들고 있던 '무소속 말뚝'을 대구 수성못 부근에 꽂을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 대구 수성을…'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의 바로 그곳
홍준표 전 대표는 이번 주 내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심을 품고 진행한 막천을 바로 잡아라"는 요구를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핵심을 향해 던졌다. 만약 12일 오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경우 "새장을 떠난 새처럼 훨훨 날아가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의 대표적 사찰인 동화사를 찾아 사실상 대구에 발을 들였다. 이를 전후해 대구지역 언론에는 '홍준표 대구 수성을 출마 결심'이라는 보도가 터져 나왔다.

홍 전 대표가 찜한 곳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을은 대구의 강남이라는 범어 4거리를 중심으로 한 '수성갑'과 달리 수성못을 에워싸고 있는 지산1동, 지산2동, 범물1동, 범물2동, 수성1가동, 수성2·3가동, 수성4가동, 두산동, 중동, 상동, 파동 등 구도심을 말한다.
특히 이곳은 대구출신 민족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그 시의 배경이다. 지금도 수성못에서 북쪽 방향으로 '들안길'이라는 지명이 있으며 논밭은 사라지고 대표적 먹거리 타운으로 변신했다.

2006년 3월 15일 대구 수성못 부근에 세워진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 뉴스1
2006년 3월 15일 대구 수성못 부근에 세워진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 뉴스1

◇ 洪의 선택…빼앗긴 들을 찾으면서 깃발 꽂기 좋은 곳

이번 달 초부터 홍 전 대표 무소속 출마설, 나온다면 대구, 그 중에서 수성을을 택하리라 보는 관측이 나돌았다.

홍 전 대표가 수성을을 둥지로 택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상화 시인이 '빼앗긴 들에도~'라며 나라를 잃은 울분을 터뜨렸듯이 자신도 '빼앗긴 정권과 더불어 홍준표의 자존심'을 찾기 위해 수성을에 나타났다고 말하기가 좋다.

또 수성을에서 4연속 당선된 터줏대감 주호영 의원이 여권 잠룡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잡기 위해 수성갑으로 옮기는 바람에 지금은 임자가 없다. 통합당은 이인선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정상환 전 중앙지검 부장검사 중 한명을 택하기 위해 경선에 부친 상태다.

따라서 반드시 당선돼야 할 홍 전 대표로선 수성을이 비교적 저항 없이 깃발을 꽂기 좋은 곳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나란히 서 있는 이상식 민주당 수성을 후보.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나란히 서 있는 이상식 민주당 수성을 후보. 페이스북 캡처 © 뉴스1

◇ 이상식 민주당 후보 "가슴 뛴다"며 로또 당첨된 듯 洪 반겨…다른 TK지역 후보들 '공습해제'

홍 전 대표의 대구 수성을 행을 반기는 정치인을 찾아 보기가 힘들다. 통합당 등 보수후보들은 그와 상대해 봤자 얻을 이득이 없는 탓이다.

홍 전 대표 '수성구을' 행을 반기는 거의 유일한 정치인은 민주당 수성구을 후보로 낙점된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다. 경찰대 5기 동기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권유로 정치에 발을 들인 이 후보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보수 텃밭 수성을에 여당 간판을 달고 나섰다.

이런 상태에서 홍준표 전 대표가 나온다는 소식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 보수 표를 홍 전 대표와 통합당 후보가 나눠 갖는다면 이상식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미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전 대표의 대구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오며 수성을과 달서갑이 거론되는 모양이다"며 "부디 우리 지역으로 오시라"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대권후보였던 그와 일전을 벌인다는 것은 생각하기만 해도 짜릿하고 가슴 뛰는 일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후보측은 12일 오전에도 홍 전 대표와 한번 겨뤄보고 싶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편 그동안 홍 전 대표가 어느 곳을 택할지 가슴 졸였던 대구 달서을, 달성 등의 통합당 후보들은 '공습해제'를 외칠 태세에 돌입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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