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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스틸러] 현봉식 "연기로 먹고 살수있어 행복"(인터뷰②)

"제 자신보다 작품 더 빛낼 수 있는 배우되고파"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12-27 07:00 송고 | 2019-12-30 09:48 최종수정
현봉식/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타인은 지옥이다' 고시원 조폭 안희중, '청일전자 미쓰리' 영업부 과장 하은우로 드라마에서 강렬한 신스틸러로 활약한 현봉식을 만났다.

현봉식은 드라마 외에도 '우상' '타짜: 원아이드잭' '양자물리학' '카센타'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 영화에서 조·단역을 오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각인시켰다. 올해 많은 작품에서 자신을 알린 현봉식은 "이제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연기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어 행복하다"는 진심을 전했다.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부터 조폭 캐릭터까지, 현봉식은 자연스러운 특유 연기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연기에 절대 욕심 내지 않는다"던 현봉식은 연기를 위해 서울로 상경한 뒤 지난 2014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데뷔하기까지 과정, 그리고 드라마로 얼굴을 알리기까지 과정 등에 대해 털어놨다.

실제로 만난 현봉식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던 강한 인상과는 달리 수줍음이 많은, 꾸밈 없이 소탈하고 진솔한 배우였다. 이제 오디션이 아닌, 캐스팅 연락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지만 "작은 배역이라도 꼭 불러주셨으면 좋겠다"는 고백에서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다. 현봉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心스틸러] 현봉식 편 ①에 이어>

현봉식/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올해 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어요. 데뷔한지 얼마 안 됐지만 빠르게 배우로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요.

▶운이 너무 좋았나 싶어요.(웃음) 똑부러지고 날고 기는 배우 분들이 정말 너무 많지만 저는 제 욕심을 최대한 많이 버리려고 했던 것 같아요. 캐스팅 될 때마다 '내가 이 분량을 임팩트 있게 다 따먹어야지' 하는 배우들이 있는 반면, '내가 참여하는 작품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배우들이 있어요. 저는 그저 감독님 말씀 잘 듣고, 주변 배우들만 최대한 생각하려고 했어요. 작품과 다른 배우들이 더 빛나는 게 우선이에요. 

-올해 유난히 드라마에서 활약이 돋보였어요. 드라마와 인연이 어떻게 닿을 수 있었나요. 

▶솔직히 저는 제가 드라마에서 활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못했어요.(웃음)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창희 감독님도 저를 먼저 찾아주셨는데 감독님께서 '널 쓰는 게 도전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긴 호흡의 큰 배역을 맡는 게 처음이라 너무 감사했어요. 감사하게도 '청일전자 미쓰리'도 작품 반응이 좋았어요. 악역이라 이왕 욕먹을 거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감독님도 만족해주셨고 감사했어요.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안희중 역이 인상적이었는데 반전도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원작 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장면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었어요. 그런 반전을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감독님과는 영화 '사라진 밤'을 같이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그때 '나이 어린 친구에게 나이 많은 경비 배역 준게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다시 불러주셨어요. 저는 워낙 그 나이대 배역을 많이 맡아서 상관 없었는데.(웃음)

-배우 현봉식에게 터닝 포인트가 있다면요. 

▶지금 소속사 대표 형을 만난 거요.(웃음) 

-작품이 아니라, 소속사 대표님을 만난 것이 터닝 포인트인가요.

▶네.(웃음) 사실 처음에 형이 저를 찾아왔을 때 혼자서도 연기 할 수 있으니까 소속사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형(대표)이 알겠다고 하면서 '친한 형 동생으로 지내면서 내가 너의 프로필을 돌려보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손해볼게 없다 생각하고 알겠다고 했는데 한달에 한 번 잡힌 오디션이 일주일에 하나씩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오디션을 합격하고 떨어지는 건 내 탓이니 나만 잘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형한테 같이 하자고 했어요. 

-작품 중에서는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을까요.

▶모든 작품이 다 그 다음 작품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1987'을 찍고 터닝 포인트가 생기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은 없었고 항상 똑같이 연기를 위해 더 오디션을 열심히 보러 다녔어요. 

-지금도 오디션을 많이 보러다니기도 하나요.

▶가끔씩 회사를 통해서 '오디션을 아직도 보긴 하냐'는 관계자 분들 연락이 와요. 하지만 지금도 어느 작품이든, 작은 배역이라도 연기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다니고 있어요. 

-영화 '카센타'에선 굉장히 비중있는 역할, 문사장으로 활약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나요.

▶'카센타'는 영화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이런 배역으로 제안드린다'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어요.(웃음) 미팅 장소에 갔는데 감독님께서 '환영합니다'라고 적어두셨더라고요. 또 한 번 정말 놀랐어요. 감독님께서 촬영 전까지 저를 믿어주시기 어려우셨을 텐데, 촬영하고 나서 달라지셔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카센타'의 주연배우인 박용우보다 실제 나이가 한참 어리기도 해요. 

▶제가 84년생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이 얼굴로 살았어요.(웃음)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박병민 역할 맡았던 (김)한종 형도 어디 가서 동생 역할은 안 해보셨다고 했는데 '카센타'에서 제가 더 나이 많은 역할로 나왔거든요.(웃음) 형이 '봉식이면 인정한다'고 하셨어요. 얼굴 덕분에 이 나이대 할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인 것 같아요.(웃음)

-현봉식 배우의 첫인상과 달리, 반전 매력에 놀라는 경우도 많겠어요. 

▶저는 화를 잘 안 내는데 인상이 좋지 않아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오해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어느날 인스타그램 DM을 받았는데 '지하철에서 봤다'고 하신 분이 계셨어요. '인사 하시지' 했는데 '안 좋은 일 있으신 줄 알고'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나름 온순한 편이에요 사색적이고 예민하지 않아서 잠도 참 잘자요. 

-이창희 감독도 그렇고 박훈정 감독도 다시 현봉식 배우를 캐스팅했어요. 감독님들과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감독님 말을 잘 들어서였던 것 같아요.(웃음) 제가 돋보이고 뭔가를 잘해서 인상을 남겨야지 하는 것보다 이 작품이 잘 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걸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연기를 위해서 '나는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을까요.

▶가족, 친구 다 뒤로 하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거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어떤 일을 해도 밥 굶지 않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연기를 하고 싶다 하면 '네 주제에' '네 얼굴에' '네 나이에'라는 말을 들었어요. 어머니께서도 '너까지 날 떠나려고 하냐'며 '같이 있자'고 하셨는데 '하고 싶은 거 해야겠다'면서 올라왔어요. 그때가 2013년도였어요.

-과거 운동선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었나요.

▶고등학교 때 유도선수를 했었어요. 쇄골이 부러져서 선수 생활에 지장이 있었어요. 부상을 당했는데 자꾸 훈련을 시키니까 질풍노도 시기에 갈곳을 잃었어요. 반항심에 가출도 하고 운동도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감독님께서 나름 유망주로 생각해주셨는지 '도복 다시 안 입을 거면 유도 다시 안 한다고 각서 쓰라'고 하셨는데 '안 입으면 되지' 하고 치기 어린 마음에 각서를 써버렸어요. 후회 같은 건 없었지만 가방 끈도 짧았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돈만 쫓아다니다가 설치 기사 일을 할 때 수원 연수원에서 상황극을 하다가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수원 연수원에서 처음 해본 연기가 계기였던 것이네요.

▶그때가 25~26세였는데 진상 고객 대처하는 법을 연기하다가 보시는 분들도 좋아하고 저도 재미있어서 이렇게 연기로 밥 벌어 먹고 살면 좋겠다 했었거든요.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때 했던 연기가 생각나서 무작정 아무 정보도 없이 서울로 올라왔어요. 보조출연 아르바이트 등 공고를 보고 찾아가면 '얼굴이 튄다'고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때 당시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에 보조출연으로 깡패 역할을 맡아 0.5초간 얼굴이 나왔었어요.(웃음) 이후 저와 같은 배우들이 모여서 오디션 정보도 교환하고 연기 얘기를 나누는 스터디에도 참여하게 됐고,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하는지 벤치마킹을 하면서 프로필도 만들어봤어요. 영화사 돌아다니면서 프로필을 올리고 두 번째 만에 붙은 오디션이 '해적'이었어요.

-그때와 지금을 돌이켜보면 어떤가요.

▶사실 고생을 했다고 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어요. 그때는 생활비가 떨어지고 돈이 바닥나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하루 4시간 자고 아침 저녁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아르바이트 하고 낮에는 연기 연습을 했고 저녁에는 치킨 집에서 일을 했어요. 배달은 서울 길을 몰라서 못했고 닭만 열심히 튀겼는데.(웃음) 돈이 모이면 다시 연기에만 집중하고 돈 다시 떨어지면 '노가다'도 뛰고 했었는데 지금은 밥 먹고 연기만 할 수 있는 시기가 돼서, 연기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국적을 불문하고 스틸하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영화 '스파이'의 피터 세라피노위치요.(웃음) 코미디언 출신인데 '스파이'에서 B급 감성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그 배우가 했던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저도 그런 역할이 주어진다면 더 잘 해보고 싶어요.

-지금 배우로서 바라는 게 있나요.

▶저는 현장에서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아요. 거창한 건 없어요. 연기가 좋으니까 배우로 계속 살고 싶어요. 사실 그동안 단 한 번도 6개월 이상 같은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군대 빼고.(웃음) PC방 아르바이트, 주유소 직원, 택배 기사, 화물차 운전, 유도사범 등 엄청 많은 걸 했는데 연기가 제일 좋았어요. 작은 배역이라도 언제든 꼭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엔딩 크레딧에 제 이름 올라갈 때 가슴이 벅차요. 무엇보다 제 자신보다 작품을 더 빛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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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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