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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하이트 신화?"…'테라' 등장에 전운 감도는 맥주업계

경쟁사들 테라 등장에 '촉각'…"국산 반격은 긍정적"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9-03-18 07:00 송고 | 2019-03-18 10:34 최종수정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청정라거 '테라'를 선보이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청정라거 '테라'를 선보이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하이트진로가 6년 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테라' 출시를 앞두고 맥주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1990년대 '천연 암반수' 전략으로 1위 오비맥주를 꺾은 전적이 있는 만큼, 병 색깔도 파격적으로 녹색을 적용하며 '청정'을 앞세운 테라로 '제2의 하이트 신화'를 재연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6년 신화 다시 쓴다"…하이트, 테라로 '재역전' 노리나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시장에서 부동의 1위는 점유율이 50%가 넘는 오비맥주 '카스'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는 점유율이 20%대로 추락, 도무지 올라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인규 대표가 최근 기자간담회라는 공식석상에서 "치열한 경쟁과 수입맥주의 파상공세, 주류 소비 문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고 인정한 것도 그만큼 맥주 사업에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라이트'로 발포주 시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종합 주류회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레귤러 라거' 시장에서 카스와의 정면 승부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 '천연암반수' 이미지로 오비맥주를 꺾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1991년 오비맥주가 이른바 '페놀 사건'으로 업계 2위로 추락했는데 1993년 '크라운'이란 이름을 '하이트'로 바꾼 하이트맥주가 깨끗한 '천연' 이미지로 치고 올라와 결국 1위를 차지했다.

김인규 대표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은 하이트와 참이슬이라는 브랜드가 지난 두 번의 성공 신화에서 증명해 보였다"며 "이번에도 하이트진로의 저력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쟁사들 테라 등장에 '촉각'…"국산 반격은 긍정적"

경쟁사들은 하이트진로가 테라로 올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라의 공식 출시일은 오는 21일이다. 

부동의 1위인 오비맥주는 철옹성 같은 카스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지키기 위해 기존 영업력 강화에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신제품 테라에 또 다른 신제품으로 대응할 계획도 없다. 레귤러 라거 시장에서 독보적인 카스 외의 신제품을 더해 영업력을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맥주 시장은 유행에 더 민감하다는 점에서 테라 행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게자는 "오비맥주는 승승장구하던 중 20년 전 '천연 암반수'를 내세운 하이트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며 "맥주 시장은 소주 시장보다 크고 작은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장 오비맥주는 '필라이트'의 대항마로 지난 1월 내놓았지만 시장 반향이 미미한 '필굿'이 더 '아픈 손가락'이다.

신제품 '피츠'로 별 재미를 못 본 롯데주류는 테라의 등장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테라가 카스의 공고한 1위 벽을 깨뜨릴 수 있다면 '피츠'와 '클라우드'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피츠의 부진으로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스가 있는 주점은 굳이 다른 맥주를 들이지 않고 있는데 테라가 카스와 함께 진열된다면 피츠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라가 수입맥주가 일변의 시장에 국산 맥주의 '반격'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혼술, 홈술 트렌드 등 음주를 절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 맥주 시장이 정체기"라며 "테라로 국산 맥주 시장 규모가 커진다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입맥주는 가정용 제품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정용 맥주의 경우 이미 수도권에서 절반 가까이 시장을 잠식했고 전국적으로도 20%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용 맥주는 영업사원이 관리를 해야 하고 각종 이벤트에 운반비 등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정용 맥주는 출시해서 유통하면 알아서 팔리는 구조"라며 "수입맥주가 시장을 장악해가는 속도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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