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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트럼프, 北 협상에 미치광이 이론 응용 중"

WP 분석…"닉슨의 광인이론 받아들인 듯"
"트럼프, 가끔은 여우처럼 행동한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9-02-27 11:44 송고 | 2019-02-27 11:49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광인이론(Madman Theory)이란 협상 상대방에게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해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핵 공격 위협을 통해 베트남전을 매듭지으려 했던 것에서 나온 용어다.

현재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광인이론을 실제로 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서 나왔다.

제임스 호먼 WP 기자는 이날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고의로 호전적인 행동을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 핵 버튼은 당신의 것보다 크다" "내 버튼은 실제로 작동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상대방이 자신을 '미치광이'로 인식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어찌됐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김정은 위원장과 "서로 좋아하는 관계"라고 공언하는 단계까지 왔다.

호먼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평가들에게는 미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여우처럼(like a fox) 행동한다고 봤다. 여러 사람들이 보는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무모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자신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외국 정상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호먼 기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면 아무도 믿지 못했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중국산 물품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선거 캠페인 당시에도 "우리는 더 예측 불가능한 국가가 돼야 한다"면서 전략적 예측불가성의 미덕을 강조했었다.

닉슨 전 대통령 또한 재임 시절 베트남 하노이에서 중대한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다. 그는 이 곳에서 소련과 북베트남 정상을 만나 자신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불안정하고 성급한 사람'(unstable hothead)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교착상태를 깨려 했다. 닉슨 대통령을 이를 두고 광인이론이라 칭했다.

호먼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존경해왔으며, 대통령직에 취임하기 전에도 이 광인이론을 받아들이려 한다는 점을 시사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닉슨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과외선생'을 자처해왔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앞둔 시기마다 계속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시리아 철군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 이란 핵합의 철회, 러시아와의 군비경쟁 등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먼 기자는 이런 행보가 위험하고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모든 논의의 조건을 설정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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