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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규제한 中 OTT '폭풍성장'…규제못한 韓 '게걸음'

자체투자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中OTT 유료이용자↑
국내 OTT 넷플릭스 통로역할…"콘텐츠 시장잠식 우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18-06-22 07:30 송고 | 2018-06-22 10:24 최종수정
중국 OTT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은 몬스타엑스가 중국 OTT '유우쿠' 사이트 메인에 오른 모습. © News1스타 / 유우쿠 사이트 캡처

'넷플릭스'를 규제한 중국은 자체 콘텐츠 제작편수가 급증하면서 자국내 OTT(Over The Top)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반면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국내의 OTT 시장은 게걸음이다. 한류는커녕, 한해 1만6000편씩 쏟아지는 중국 드라마가 한국으로 '역류'할 판이다.

22일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중국 OTT 이용자수는 전체 인터넷 사용인구의 약 75%인 5억7900만명이다. 이 가운데 유료시청자수는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중국의 OTT 성장세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디지털 세대, 이른바 '80후'(后, 80년대생)와 '90후(90년대생)'가 견인하고 있다. 비교적 풍족하게 자란 이들은 텔레비전(TV) 대신 자신이 보고싶은 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찾아보고 있어, 관련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 등은 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알리바바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을 통해 '유우쿠'(Youku) 앱을 내놨다. 텐센트는 'V.QQ.com' 바이두는 '아이치이'(iQIYI) 앱을 론칭했다.

그러면서 중국 자체 제작 드라마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지난해 중국에서 제작된 드라마는 약 1만6000편. 이 가운데 OTT업체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는 방송사 제작편수를 훨씬 앞질렀다고 한다. 요우쿠는 5년전부터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넷플릭스나 아마존닷컴 등 글로벌기업을 규제하면서 자국 OTT 시장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딜라이브의 OTT박스 ''딜라이브 플러스' 판매가 최근 20만대를 돌파했다. 딜라이브는 넷플릭스와 손잡은 첫 사업자다. (딜라이브 제공)  © News1

중국과 달리 국내 OTT시장은 답답한 행보를 하고 있다. 정부가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는 사이에,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넷플릭스와 제휴를 계기로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넷플릭스 입지만 강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OTT시장은 2016년 유료방송사업자인 딜라이브가 OTT 셋톱박스 '딜라이브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딜라이브는 국내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제휴했다. 이후 CJ헬로가 넷플릭스를 탑재한 '뷰잉'을 선보였고,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해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딜라이브는 올 1분기까지 '딜라이브 플러스'를 20만대 판매했고, 연말까지 3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 CJ헬로도 공식적인 판매대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만큼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가입자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TV(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는 장기적으로 국내 OTT시장의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OTT 기업들은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미국드라마 덕분에 당장 수익이 늘어나겠지만 넷플릭스 유료가입자가 늘면 종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OTT와 넷플릭스의 입장이 역전되면서 종국에는 국내 콘텐츠 제작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이다. 영국 국영방송 BBC는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2016년 기준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외국계 OTT 기업의 영국내 시장점유율이 90%를 넘겼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영국에 진출한지 불과 1~2년만에 영국 토종 OTT기업들이 사라진 것이다.

BBC는 보고서에서 "넷플릭스가 영국 오리지널콘텐츠 제작 등에 투자하면서 단기적으로 제작활성화에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넷플릭스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영국의 다른 방송사가 '판권'을 구입해 방송할 때, 최초 방송 기준으로 회당 18만파운드(약 2억6000만원)까지 판권비용이 인상되면서 방송사의 비용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국내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제휴 등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는지 전략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취약한 국내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지금에서라도 정부가 나서서 제도를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 기업이 겪는 실질적인 고민이 어떤 것인지를 잘 파악해 적기에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련 규제 체계를 검토하기 위해 지난 21일 방통위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데이비드 하이먼 넷플릭스 고문변호사는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ickim@